벌써부터 텃세가 시작된 것일까.
한신 타이거즈 수호신 오승환(32)을 향한 견제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오승환은 최근 때 아닌 투구폼 이중 동작 논란에 시달렸다. 오승환 특유의 왼 디딤발을 지면에 스치듯 내딛는 동작이 일본프로야구 심판위원회로부터 '이중 키킹으로 간주될수 있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지난 9일 한신의 스프링캠프가 열린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구장을 찾은 도모요세 마사토 심판위원장이 지켜본 뒤 이 문제가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에 앞서 첫 불펜피칭이 있었던 지난 7일부터 오승환의 투구폼은 일본 기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어쩌면 예견된 견제였는지 모른다.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도 투구폼과 관련한 질문이 이어졌다. '투구폼을 일부러 그렇게 하나. 무기가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오승환은 "무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 프로에 처음 들어왔을 때 폼을 고치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일반적인 폼과 다르지만 내게는 가장 자연스런 폼"이라고 답했다.
오승환에게 날선 질문을 던진 기자는 또 있었다. '마무리는 세트 모션으로 던지는 상황이 많은데 왜 와인드업으로만 던졌나'는 질문이었다. 이날 불펜피칭에서 오승환은 와인드업으로 주로 던졌지만, 후반에는 세트 모션으로도 10여개를 던졌다. "항상 와인드업과 세트 모션 두 동작으로 모두 던진다"는 게 오승환의 대답이었다.
심지어 오승환을 찾는 한국 취재진과 한국인 관광객의 숫자가 적다는 것을 문제 삼는 기자도 있었다. 한 언론에서 '한신이 기대한 오승환 마케팅 효과가 없다. 한신의 오산이었다'고 지적한 것이다. 한신이 오승환을 영입한 데에는 그의 실력과 함께 상품 가치를 기대했는데 그 효과가 아직까지는 미미하다는 것이 내용이었다.
또 다른 일본 기자는 "오승환은 최고 인기팀에서 큰 돈을 받고 입단한 마무리투수다. 주목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고, 그 압박감을 잘 이겨내야 한다"면서도 "만약 오승환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한신 관계자와 팬들은 성적에 매우 엄격하다"고 경고를 날렸다. 지금의 높은 기대치가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는 것이다.
캠프 초반에만 하더라도 오승환을 치켜 세워주는 분위기가 대단했지만 조금씩 견제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 실제로 이승엽과 이대호는 일본 심판으로부터 차별받는 경우가 암암리에 있었다. 오승환으로서도 반드시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오히려 시즌 중이나 직전보다는 스프링캠프 때 이중 동작 문제가 불거진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할 수도 있다.
오승환은 "스스로 부담을 느끼게 될 때부터 진짜로 부담이 된다. 기대치가 높은 만큼 잘해야 하지만 스스로 부담을 느끼고 싶지 않다. 내가 하던대로 편안하게 할 생각이다. 더 잘 하려고 하면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평상심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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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