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브와 슬라이더를 제대로 던지지 않으면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외국인 좌완 투수 벤헤켄(35)에게 재계약과 관련해 특별 주문했다. 염 감독은 “좌투수가 좌타자에게 약점이 있다는 것이 말이 되냐. 좌타자 바깥쪽을 공략할 수 있는 커브와 슬라이더를 비시즌에 제대로 배워오지 않으면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며 벤헤켄을 압박했다.
염 감독의 엄포에 벤헤켄은 겨우내 커브와 슬라이더 투구 훈련에 집중했고 현재 한창인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2014 스프링 캠프’에서 실전 감각을 쌓고 있다. 최근 가진 시추에이션 게임에서 밴헤켄은 집중연마한 커브와 슬라이더를 타자들을 상대로 투구, 효과성을 테스트했다. 물론 염 감독이 덕아웃에서 포수에게 두 가지 구종을 적극 유도할 것을 지시했다.

염 감독은 “벤헤켄은 이전까지 직구와 포크볼로 타자를 상대했다. 포크볼이 높게 형성되는 것과 낮게 떨어지는 것의 2가지로 우타자들은 잘 잡아냈다. 하지만 좌타자 바깥쪽을 공략할 구종이 없어 오히려 좌투수가 좌타자에게 약점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커브와 슬라이더를 던지지 않으면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현재까지는 잘 배워왔다”며 만족해했다. 벤헤켄은 지난 해부터 커브와 슬라이더를 던질 것을 주문받았는데 자신이 없어 제대로 구사하지를 못했다고.
염 감독은 벤헤켄이 올 시즌 커브와 슬라이더를 기존의 포크볼과 섞어 던지면 상대 타자들을 곤혹스럽게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전까지는 타자들이 벤헤켄의 2가지(직구와 포크볼)에만 초점을 맞췄으나 커브와 슬라이더까지 추가되게 되면 수싸움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스프링 캠프가 시작된 후 벤헤켄과 나이트 등 외국인 선수들과 따로 식사자리를 가진 염 감독은 “둘에게 올 시즌도 지난 시즌 만큼만 해달라고 주문했다. 둘이 합쳐서 25승을 기록하면 된다”면서 “둘다 패수를 8패 이내로 해달라고 했다. 이를 위해 낮게 던지라고 했다. 한국무대 3년차 이상의 베테랑 투수들이어서 올 시즌도 잘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깐깐한 염 감독의 지적과 주문에 벤헤켄은 “열심히해서 올해는 작년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겠다”며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좌타자에게 강점을 보여야할 좌투수로서 빛이 나지 못했던 벤헤켄이 올 시즌은 달라진 모습으로 ‘좌타 킬러’의 면모를 과시할 태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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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훈련 중인 벤헤켄(왼쪽끝)과 나이트(오른쪽) /넥센 히어로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