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선수들 중 사연 없는 선수 없다지만 두산 베어스 내야수 최영진(26)도 꽤 많은 굴곡을 겪은 선수다.
최영진은 속초상고-한일장신대에 입학한 뒤 2011년 말 LG 트윈스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2012년 6월 신고선수 신분을 벗자마자 1군에 콜업된 그는 그해 43경기에 나와 타율 2할4푼1리로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LG의 내야자원의 벽에 막혀 지난해 1군 6경기 출장에 그쳤다.
그러나 그는 퓨처스에서 5경기에 나와 2홈런 포함 56안타 26타점 타율 2할8푼7리를 기록했고, 그를 눈여겨본 두산 2군 코치진에 의해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두산 유니폼으로 갈아입게 됐다. 그가 40인 보호명단에서 제외된 뒤 그를 원한 구단이 두산 외에도 다수 있었다는 전언이다.

두산에 새 둥지를 튼 최영진은 현재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근 미야자키에서 만난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같이 야구를 했던 (김)재환이, (김)현수, (민)병헌이 형 등 친한 선수들이 많이 반겨줘서 어렵지 않게 적응하고 있다"고 현황을 알렸다.
최영진은 이원석과 함께 3루에서 수비 연습을 하고 있다. 윤석민이 넥센으로 떠나면서 경쟁자는 줄었으나 두산 내야진은 워낙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 그는 "나도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어느 포지션이든 경기에 나간다면 열심히 하겠다"고 열의를 드러냈다.
185cm 83kg의 다부진 체격을 갖춘 최영진은 타율에 비해 장타율이 1할 가까이 높은 중장거리형 타자다. 그는 "특화된 재능은 없지만 공수주를 골고루 메울 수 있는 것이 내 장점이다. 도루 능력도 LG에서 그린 라이트를 받을 정도로 나쁘지 않다"며 스스로를 어필했다.
그의 올해 목표는 개막전 엔트리에 드는 것이다. 최영진은 "개막전에서 팀이 나로 인해 이길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29일 두산의 개막전 상대는 공교롭게도 그의 친정팀인 LG.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그래도 두산이 이겼으면 좋겠다"며 눈을 반짝였다. 그의 승부욕이 드러나는 모습이었다.
야구선수로서 최영진의 목표는 또 있다. 최영진은 인터뷰 말미에 "혹시 야구선수가 MVP 인터뷰를 하면서 부모님의 이름을 거론한 적이 있냐"고 물었다. '보통 부모님을 언급하기는 해도 실명이 나온 적은 없는 것 같다'고 답하자 그는 "꼭 경기 MVP가 돼 부모님의 실명을 언급하고 싶다. 그동안 키워주신 것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린 듯 여리지 않고 쾌활하면서도 가볍지 않게 자신의 목표와 야구관에 대해 말하던 그는 긍정적인 청년이었다. "LG에서 미쳐 펼쳐보지 못했던 능력은 두산에서 모두 펼치고 싶다"는 최영진은 미야자키 캠프에서 점점 '곰'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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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