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김성주는 믿고 보는 캐스터가 됐다. 자신의 주 종목 축구나 동계올림픽 기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왔던 스피드 스케이팅이 아닌 피겨스케이팅이라는 다소 생소한 종목이었음에도 풍부한 정보력과 흥미진진한 말솜씨로 흠 잡을 데 없는 진행 능력을 발휘했다.
김성주는 지난 19일과 20일 MBC ‘2014 소치동계올림픽’ 방송에서 정재은 해설위원과 함께 피겨 여제 김연아가 출전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경기의 중계를 맡았다.
애초 피겨스케이팅 중계는 김성주의 몫이 아니었던 방송. 그러나 그는 지난 15일 오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당초 계획과 달리 김연아 선수의 피겨 스케이팅 중계까지 캐스터로 나서게 된 것에 대해 “러시아 현지에서 중계하는 중계진이 많지 않다. 그래서 전쟁터고 많이들 힘들어 한다. 김연아의 경기 같은 중요한 경기를 중계해달라고 부탁을 하는데 중계진도 부족한데 나 몰라라 할 수 없었다”라고 책임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런 책임감만큼 그는 김연아가 출전한 피겨 스케이팅 대회를 완전히 마스터한 모습이었다. 각 나라 선수들의 이름과 기록, 순위 등을 실수 없이 분명한 발음으로 전달했으며, 이는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이날 경기에서 김연아는 기술점수(TES) 39.03점 예술점수(PCS) 35.89점을 받아 총점 74.92점을 기록, 1위에 올랐다. 김연아와 함께 올림픽에 나선 '김연아 키즈' 김해진(17, 과천고)과 박소연(17, 신목고) 역시 각각 18위와 23위를 기록, 상위 24명 안에 들어 프리스케이팅 티켓을 손에 넣었다.
김성주는 김연아의 경기가 끝난 후 “한 마리의 나비가 춤을 추는 모습이다”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피겨 스케이팅은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스포츠다”라고 말하는 등 풍부한 표현력으로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줬다.
뿐만 아니라 그는 우리나라 선수 뿐 아니라 다른 나라 선수들에 대해서도 객관성 높은 중계로 신뢰감을 줬다.
앞서 그는 소치 입국 전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 피겨 스케이팅 경기 중계에 대해 “점수가 분위기에 휩쓸리는지, 혹은 억울한 게 있는지 억울하다면 저희가 짚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객관적이고 정확한 중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그 때문인지 그의 중계는 다른 나라 선수들에 대해서도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표현들로 시청자의 이해를 도왔다.
김성주는 이미 세 차례의 중계에서 탁월한 강약조절로 긴장감 도는 진행을 한 바 있다. 편안한 목소리와 신속하고 재치 있는 설명, 탁월한 어휘감각은 캐스터 자신에게는 낯설 수 있는 피겨 스케이팅이란 종목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비록 시청률 경쟁에서는 9.6%(20일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동일)를 기록, 12.2%를 기록한 SBS 배기완-방상아 콤비에 미치지 못한 기록을 냈지만, 공감을 자아내는 친근한 중계 만큼은 1등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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