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따말’, 불륜도 웰메이드 될 수 있다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4.02.25 10: 45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가 불륜으로도 웰메이드 드라마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며 종영했다.
극 초반 ‘따뜻한 말 한마디’는 셌다. 자신의 불륜에 떳떳하기만 한 남편 유재학(지진희 분)과 흥신소 직원을 고용해 남편의 내연녀 나은진(한혜진 분)을 미행했던 송미경(김지수 분), 과거 바람을 피웠던 전력이 있는 은진의 남편 김성수(이상우 분)까지 자극적인 캐릭터들의 향연이었다. 강했던 소재들은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자리를 찾아갔고, 중간을 넘어가면서는 설득력까지 가졌다.
‘불륜’은 대부분의 막장 드라마에서 애용해 온 코드였다. 뻔뻔하거나 파렴치한 등장인물들의 불륜 행각은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며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했다. ‘따뜻한 말 한마디’는 이 뻔한 주제를 다른 관점에서 풀어냈다. 불륜의 끝을 이야기의 시작점으로 삼았던 것. 우여곡절 많은 하루하루를 돌아 결국 가정으로 돌아간다는 스토리는 갈등의 해소와 함께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중요한 장치가 됐다.

JTBC 드라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를 통해 트렌디한 스토리 라인으로 주목을 받았던 하명희 작가는 ‘불륜’이라는 아슬아슬한 소재를 가지고 균형감 있는 이야기를 완성시키며 이름값을 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이상적으로 돌변하는 남편들의 태도는 그동안 ‘따뜻한 말 한마디’가 가져온 ‘리얼리티’와 멀찌감치 떨어진 인상. 그럼에도 출연 배우들의 호연과 설득당할 수 밖에 없는 촘촘한 스토리 라인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번 드라마에서 김지수는 유독 소리를 많이 질렀고, 한혜진은 유독 많이 울었다. 분노와 좌절, 절망과 희망을 오가는 복잡한 감정라인을 두 여배우는 혼신의 힘을 다해 살렸다. 두 사람의 곁을 지킨 지진희, 이상우의 존재감도 놓칠 수 없는 부분. 외도 후 아내의 소중함을 절절하게 깨닫는 남편의 심리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소화해 낸 이들의 몰입도는 호평받았다. 이상우는 젠틀맨 이미지를 벗고 버럭 하고 욱 하는 다혈질 캐릭터로 변신을 꾀했고, 지진희 역시 차분함과 차가움을 오가는 혼란스러운 인물로 연기력을 드러냈다.
‘따뜻한 말 한마디’는 재학과 지켜온 불륜이 끝났다고 선언하는 은진의 모습으로 시작했다. 은진은 부적절한 관계를 청산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그 부적절한 관계는 너무 많은 피해자를 만들어냈다. 재학 때문에 미경은 가슴을 쥐어 뜯었고, 동생 송민수(박서준 분)는 그런 미경을 보며 복수심을 가슴에 품었다. 두 남매의 엇나간 우애는 이후 민수에게 찾아온 평생 한 번 뿐이었던 목숨 같던 사랑을 파토낸 결정적 이유가 됐다. 누구의 탓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 탓은 더더욱 아닌 기묘한 이야기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간단하게 말하면 ‘바람’으로 시작된 두 가정의 위기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는, 당연하지만 어려운 이야기를 그리며 아름답게 마무리 됐다.
'따뜻한 말 한마디' 마지막회는 전국 기준 8.7%(닐슨코리아 집계)를 기록했다. 전회(11.2%)와 비교할 때 2.5%포인트 하락한 수치. 사실 시청률만 놓고 볼 때 ‘따뜻한 말 한마디’는 아쉬움이 있다. 평균 10%대 시청률로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 이어 2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시청률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따뜻한 말 한마디’의 힘이 있었다. 늘어지는 부분없이 깔끔하게 마무리 된 20부 스토리는 쉽게 얻을 수 없는 수확. 여기에 가세한 배우들, 한혜진, 김지수, 지진희, 이상우 등 배우들의 호연과 박서준을 중심으로 빈틈없는 연기력을 선보인 신예의 하모니는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한편 ‘따뜻한 말 한마디’에 이어 오는 3월 3일부터는 이보영, 조승우 주연의 작품 ‘신의 선물 – 14일’이 방송된다. 이 드라마는 유괴된 딸을 살리기 위해 2주전으로 타임워프된 엄마와 전직 형사가 의문의 납치범과 벌이는 치열한 두뇌게임을 다룬 미스터리 감성 스릴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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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말 한마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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