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스타킹', 우리것 지키는 국민예능의 클래스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4.03.02 11: 28

SBS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대회 스타킹'이 우리 문화를 예능 콘텐츠로 재탄생시키는 힘을 발휘하며 토요일 예능 강자 타이틀을 가져가고 있다.
'스타킹'은 특정 세대에만 소구하는 콘텐츠가 아닌, 어린이부터 중장년층 시청자들이 호응할 수 있는 내용으로 프로그램을 꾸리고 있다. 이런 이유로 '스타킹'에는 상대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우리 문화 능력자들이 다수 출연, 이름을 알리고, 얼굴을 알리는 기회를 얻고 있다. 현재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국악소녀 송소희도 '스타킹'이 배출한 스타 중 한 명이다.
지난 1일 방송된 '스타킹'에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남성 비파연주가 정영범, 줄타기 신동 남창동이 출연했다. 정영범은 표현 그대로 비파를 전공하고 연주자로 활동하며 유일하게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인물. 남창동 역시 주요 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 정통 계승자의 한 명 뿐인 제자다. 이들은 자신들의 분야에서 묵묵하게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먼저 등장한 정영범은 2009년 동랑 청소년 종합예술제 국악 부문 대상, 2010년 대한민국 대학국악제 금상, 영국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에서 대한민국 비파 연주를 한 실력자. 그는 트레몰로 주법, 하모닉스 주법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고 이를 적용한 곡을 연주했다.
비파는 중국 무협영화에서 자주 등장한 소품으로, 중국 악기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에 정영범은 "중국에서 한국으로 넘어온 악기지만 중국과 다른 5현 향비파가 존재한다. 중국에는 4현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영범과 함께 공연을 펼친 비파 연주가 한수진은 "비파를 중국악기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많다"며 두 악기를 비교해 연주를 들려줬다.
남창동은 신장 130cm라는 작은 체구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제작진이 제공한 안전장치까지 마다했다는 남창동은 "줄타기를 하는 사람들의 자존심의 문제"라고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줄을 타면서 걸스데이의 춤 동작을 따라하고, 쌍홍잽이 폴짝폴짝 뛰어오르는 동작을 소화했다. 줄을 타는 사람이라면 줄 위에서 모든 걸 다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장면을 먹고, 잠을 자듯 뒤로 누워 패널을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이날 '스타킹'에서 보여준 비파, 줄타기는 일상생활에서 접하기 힘든 소재. 이 의미는 그만큼 시청자들의 관심 밖에 있는 소재라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제작진은 소외된 곳에 있는 문화들을 끌어와 예능적 요소를 가미해 풀어냄으로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지에 대한 조명은 놀라는 정도를 넘어 감동을 선사하는 것.
예능 프로그램이라면 시청자의 구미에 맞는 트렌디한 주제들에 욕심을 낸다. 이를 토대로 한 출연자와 아이템이라면 어느 정도의 시청률이 보장되기 때문. 하지만 '스타킹'은 국민 예능의 클래스에 맞는 소재 선택으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물론 다른 예능과는 차별화 된 이야기들로 독자적인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국민예능 '스타킹'이 다음에 눈을 돌릴 '우리 것'은 무엇이 될지 기대를 모은다.
plokm02@osen.co.kr
'스타킹'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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