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이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을 법한 편견들이 있다. 여자 연예인은 까칠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들 말이다. 그러나 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으로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추자마자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지만, 6년차인 지금도 순수한 소녀 같은 유이(26, 김유진)는 그러한 편견과는 거리가 멀었다.
우연히 유이와의 취중 인터뷰 자리에 동석할 수 있었다. 그 전까지 유이에 대한 생각은 뭐 누구나 다 그렇듯 베이글 몸매로 CF와 예능을 휘어잡고는 이제 배우로까지 영역을 확대해 주말극 주연까지 꿰찬 여자 연예인, 딱 그 정도였다. MBC 주말드라마 '황금무지개'를 시청했으나 다른 이들 앞에서 '유이의 팬'을 자처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유이와 술잔을 몇 번 기울이고나자 취중 인터뷰는 부차적 목표가 돼 버렸다. 평소 주량을 묻자 "소주 한 병 정도. 한병을 다 마시면 취한다"던 유이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내숭 없는 토크를 이어갔다. 연애에 대한 질문에 마치 친구와 연애상담을 하는 듯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JTBC '마녀사냥'을 보며 대리만족을 한다"는 유이의 말에 박수를 치며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여자 연예인으로서 민감할 수 있는 증권가 정보지의 이야기에도 "아닌 뗀 굴뚝에 연기가 나더라"며 스스로 김현중과의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저렇게까지 솔직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유이의 허심탄회 토크가 이어졌다. 증권가 정보지에 유이의 이름이 거론됐을 당시, "정말? 그렇대?"라고 생각했던 과거가 부끄럽고 미안해졌다.
취중 토크가 계속해서 화기애애했던 건 아니었다. 취기가 약간 오른 그는 가수라는 본업, 무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눈에 눈물이 맺히기도 했다. 그는 "무대가 정말 좋다. 오렌지 캬라멜을 응원하려고 음악 방송 촬영장에 간 적이 있다. 무대에 선 멤버들을 보니 부럽더라"며 "무대가 그립다"고 말했다. 경쟁을 벌이며 아이돌들이 연기에 도전하고 있는 요즘 연예계에서 눈물까지 글썽이며 무대를 그리워하는 유이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그가 얼마나 애프터스쿨이라는 팀과 가수라는 직업을 사랑하는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대중에게 보이는 이미지가 중요한 연예인은 어찌 할 수 없는 '가면'을 쓴다. 이는 인간 대 인간이 아닌 취재원 대 기자의 만남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유이가 이날 취중 인터뷰에서 가면을 쓰지 않았다는 건 느낄 수 있었다. 오히려 그는 나이가 같은 기자에게 먼저 "우리 친구네?"라며 다가왔다. 그리곤 먼저 말을 놓자 제안하고, 마치 친구와 술잔을 기울이며 수다를 떨 듯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취중 인터뷰가 끝나고 자리를 정리하면서도 유이는 먼저 포옹하며 "다음에 꼭 다시보자"는 말을 남겼다. 진짜 친구와의 만남이 끝났음을 아쉬워하는 사람처럼. 이렇게 털털하고 순수한 여자 스타가 또 있을까. 벌써 6년째 스타의 자리에 올라있는 유이의 진짜 모습에 '유이의 팬'을 자처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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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