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라 “개성파에서 연기파로 옮겨가는 것 같아요”[인터뷰]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4.04.04 14: 22

황보라를 보고 ‘왕뚜껑 소녀’라고 말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제 ‘왕뚜껑 소녀’보다 배우라는 타이틀이 더 어울리는 사람이 됐다. 드라마부터 영화, 연극까지 다양한 연기경력을 쌓아온 그에게 데뷔 후 11년이라는 시간은 짧지 않았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맏이’를 통해 황보라는 배우로서 내면의 밀도를 좀 더 높였다. 개성 강한 이미지로 무당, 악녀 등의 역할을 주로 해왔지만 ‘맏이’에서 만큼은 달랐다. 어수룩하고 순진한 순금 역할을 맡아 연기하면서 황보라의 새로운 면을 보여줬다.
순금은 이기적으로 굴지도 모르고 인간관계에 있어 계산이란 건 하지 않고 조그만 일에도 가슴 아파 눈물을 흘리는 캐릭터였다. 그만큼 감정연기가 필요한 인물이었다. 순금은 황보라가 배우로 한 단계 성장시켜준 존재였다.

“지금까지 독특한 역할을 많이 해서 감정연기를 크게 했던 작품이 없었어요. 이번 드라마에서는 우는 신이 많았어요. 순금이가 정이 많은 아이다 보니 많이 울었어요. 제가 원래 눈물이 많아 눈물 많은 성격이 다른 작품에서는 좋게 작용하지 않았는데 순금과는 싱크로율이 맞았어요. 이번에 캐릭터를 잘 만났다 싶었었죠.”
그간 연기보다는 이미지를 먼저 보여줬던 황보라는 감정연기에 대한 목마름을 ‘맏이’에서 해소했다. ‘맏이’가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 사람 간의 관계 등을 다룬 만큼 일상적인 감정연기가 요구됐다.
“캐릭터적인 역할을 많이 했는데 감정연기에 대해서 해소가 됐어요. 저는 배우들이 있는 곳에 꼭 있었어요. 연기하면서 상대방의 연기에 리액션을 했죠. 그런데 그걸 감독님이 찍고 계셨어요. 그러면서 감독님이 제가 몰랐던 부분을 발견해주셨고 저도 모르는 저를 알게 됐어요.”
큰 눈과 도톰한 입술이 매력인 그는 개성 있는 캐릭터로 에너지를 전한 황보라는 ‘맏이’를 통해 개성파 배우에서 연기파 배우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이제 많은 사람이 황보라를 ‘왕뚜껑 소녀’가 아니라 배우 황보라로 보기 시작했다.
“‘맏이’로 안방극장에 복귀했고 ‘맏이’로 기존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었어요. 예전에는 사람들이 저를 개성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맏이’ 출연 후 보는 시선도 달라졌어요. 한 번은 전시회를 갔는데 한 분이 저한테 ‘왕뚜껑 황보라’인 줄로만 알았지 이렇게 청순한 여자인 줄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개성파에서 연기파로 자리를 옮겨가고 있는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에요.”
데뷔한 지 10년이 넘은 황보라는 계속해서 연기에 대한 열망이 가슴 속에 가득 차 있다. 연기하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마음 깊이 느꼈고, 그래서 연기열정은 더욱 진해졌다. 자신의 결핍을 알고 이를 채우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그러한 태도가 그 사람을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시킨다는 건 분명한 사실. 황보라는 지금 그 과정을 지나고 있다. 
“제가 부족하다는 걸 알아서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솔직히 저는 어렸을 때 끼가 많고 감정도 풍부하다고 생각했는데 ‘맏이’를 하면서 저의 바닥을 봤어요. 대사가 정말 안 외워지더라고요. 촬영할 때 제가 대사해야 하는 타이밍에 머릿속이 하얘지더라고요. 답답해서 대본을 끌어안고 자기도 했어요. 제가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았을 때 죽겠더라고요. 그런데 그 순간 다시 살아났어요. 역할 따지지 말고 열심히 연기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맏이’에서 꾸준히 6개월여의 시간 동안 오로지 연기에 집중했던 황보라는 ‘맏이’에 이어 MBC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에 출연, 쉼 없이 연기하고 있다. 그 노력을 보상받고 있는 듯하다.
“주어진 것에 순간순간 열심히 하려고요. ‘맏이’에서 좋은 팀과 배우들을 만났고 욕심이 많이 생겼어요. 진짜 연기파로 넘어갈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그래서 제 소속사 식구들 다 먹여 살리고 싶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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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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