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갈 것 같이 기분이 좋다".
넥센 고졸 신인 우완 하영민(19)이 프로 1군 데뷔전을 선발승으로 장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영민은 1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넥센의 4-2 승리를 견인했다.
광주 진흥고 출신으로 2014 신인 드래프트 2차 1번 전체 4순위로 넥센에 지명된 하영민은 선발진 붕괴를 틈타 1군 승격의 기회를 잡았다. 데뷔전부터 선발등판했고, 기대이상 피칭으로 인상 깊은 데뷔전을 치렀다. 넥센의 토종 선발난을 해소할 희망으로 떠올랐다.
경기 후 하영민은 "날아갈 것 같이 기분이 좋다. 경기 전 많이 긴장이 됐었는데 선배들이 긴장을 많이 풀어주셨다. 즐기면서 하라는 선배들의 말씀 덕분에 잘 던질 수 있었다"며 "1군 등판이 생각보다 빨랐다. 선발이라서 더 큰 의미가 있었는데 승리투수가 돼 기쁨이 두 배"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하영민은 최고 146km 직구(31개)보다도 체인지업(36개) 슬라이더(14개) 커브(3개) 등 변화구를 다양하게 원하는 곳으로 구사했다. 총 투구수도 72개에 불과할 만큼 제구가 좋았다. 그는 "주무기는 슬라이더인데 오늘 서클체인지업이 잘 먹혔다. 체인지업을 많이 던진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하영민은 롯데 김태형(1991년 4월24일 사직 OB전) KIA 김진우(2002년 4월9일 광주 현대전) 한화 류현진(2006년 4월12일 잠실 LG전) LG 임지섭(2014년 3월30일 잠실 두산전)에 이어 프로야구 사상 5번째로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고졸 신인 투수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하영민은 "5번째인지 전혀 몰랐고, 의식하지 않았다"며 "부모님께서 야구장에 오신 것도 모르고 있었다. 부모님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기분이 좋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께도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고졸신인의 깜짝 선발승으로 넥센호가 순풍에 돛단듯 순항하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