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대량실점의 법칙, 4일 휴식+낮경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4.28 13: 00

LA 다저스 류현진(27)의 또 대량실점으로 흔들렸다. 4일 휴식과 낮경기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 A급 투수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류현진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9피안타(1피홈런) 1사구 3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2패(3승)째를 당하며 평균자책점이 2.12에서 3.23으로 치솟았다.
▲ 대량실점 공통점, 4일 휴식+낮경기

지난 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2이닝 8피안타 3볼넷 2탈삼진 8실점(6자책)으로 무너진 데 이어 이달에만 벌써 2번째 6자책점 피칭. 이 경기들은 공통점이 두 가지 있다. 바로 4일 휴식 이후 선발등판으로 오후 1시10분에 시작한 낮경기라는 점이다.
류현진은 이날 총 89개의 공을 던졌는데 그 중 46개가 패스트볼이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2마일로 약 148km에 그쳤고, 평균 구속도 88.9마일로 약 143km밖에 나오지 않았다. 90마일 이상 공은 16개 뿐, 대부분 패스트볼이 80마일대 후반에 머물렀다. 이 정도 스피드로 콜로라도 강타선을 막는 건 역부족이었다.
류현진이 맞은 안타 9개 중 4개가 패스트볼을 공략당한 것이었다. 6회 조쉬 러틀리지에게 맞은 스리런 홈런도 89마일 밋밋한 패스트볼. 볼 스피드와 구위가 떨어지자 변화구의 위력도 반감됐다. 2회 브랜든 반스가 체인지업을 노려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친 것에서 나타나듯 확실한 노림수를 가지고 들어왔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도 이날 경기 후 "류현진의 패스트볼이 위력적이지 못했다. 그 때문에 다른 변화구도 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류현진은 개인 최다실점이 5실점으로 2경기 있었다. 4월2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더블헤더 1차전 오후 1시6분에 시작한 낮경기에서 6이닝 8피안타(2피홈런) 2볼넷 6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졌고, 7월1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는 4일 휴식 후 선발로 나와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5실점으로 고전했다. 8월25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도 4일 휴식과 낮경기가 겹쳤는데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1사구 7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 구속 저하 현상, 꼭 극복해야 할 과제
류현진은 최근 2경기 연속 구속 저하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18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평균 91.4마일, 최고 94.5마일을 던진 류현진은 4일 쉬고 나온 23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평균 90.1마일, 최고 93.1마일로 구속이 떨어졌다. 이날 콜로라도전에는 90마일에도 못 미치는 평균 88.9마일에 최고 구속도 92마일에 그쳤다. 빅리그 데뷔 후 가장 느린 구속이었다. 결국 4일 휴식과 낮경기에 따른 체력적인 문제로 귀결된다.
류현진은 최근 2경기 연속 4일 휴식 후 선발등판으로 강행군이 이어졌고, 이날은 낮경기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5일 이상 휴식 후 20경기에서 12승4패 평균자책점 2.22로 호투한 류현진은 그러나 4일 휴식 후 17경기에서는 5승6패 평균자책점 4.09에 그쳤다. 야간 25경기에서는 12승5패 평균자책점 2.45이지만 낮 12경기에서는 5승5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부진하다. 차이의 폭이 2년째 크다.
류현진은 적어도 메이저리그 파워피처가 아니다. 다양한 공을 일정하게 마음 먹은 대로 제구하며 타이밍을 빼앗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투구 패턴이 읽히고 있는 와중에 구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노림수에 당하기 십상이다. 필라델피아전이나 이날 콜로라도전에서도 상대 타자들은 큰 스윙보다 가볍게 툭툭 갖다대는 것이 많았다. 이럴 때 힘으로 압도할 수 있는 스피드와 구위가 필요하다.
연전이 많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선발투수의 4일 휴식이 보편화돼 있다. 혹서기에 야간경기만 치르는 한국과 달리 낮경기도 꾸준하게 열린다. 메이저리그 풀타임 선발투수라면 피할 수 없는 게 4일 휴식과 낮경기. 류현진으로서는 4일을 쉬어도, 낮경기에 나와도 흔들리지 않는 몸 관리와 컨디션 조절이 필수적이다. 구속이 떨어지는 건 결국 체력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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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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