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영화, 25세 칸 수상감독 부러워만 할텐가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5.25 14: 48

제 67회 칸 국제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올해 한국영화는 지난 해에 이어 경쟁부문에 한 편도 진출하지 못했고, 다른 부문에 초청됐던 영화들 역시 수상에는 실패했다. 외신은 올해 한국영화의 약세를 칸 영화제의 한 경향으로 짚기도 했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황금종려상(팔모도르)의 영광은 터키 누리 빌제 세일란 감독의 '윈터 슬립'이 안았다. 높았던 평점에 비춰 어느 정도 예측된 결과였다.
이와 더불어 개막 전부터 초미의 관심사이기도 했던, 올해 칸 영화제 최연소 장편 경쟁 부문에 진출한 25살의 천재 감독 자비에 돌란은 '마미'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당초 최연소 황금종려상 수상까지 노렸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09년 21살의 나이에 첫 장편영화이자 감독 데뷔작인 '아이 킬 마이 마더'로 칸 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돼 총 3부분의 상을 석권했으며, 이후 두 번째 영화 '하트비트' 역시 2012년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내보냈다.

이런 자비에 돌란은 이번 칸 영화제에서 '굿바이 투 랭귀지'를 만든 83세 노장 장 뤽 고다르 감독과 함께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이번 칸 영화제의 특징이 이렇게 25살의 자비에 돌란에서부터 85살의 장 뤽 고다르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감독들이 포진한 것이었던 것처럼, 두 사람의 동반 수상도 의미있는 점이었다.
한국영화 역시 이번 칸 영화제의 맥과 함께 '신진 세력'이 돋보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주리 감독의 '도희야'가 주목할 만한 부문에 진출했고, 창 감독의 '표적'은 미드나잇 스크리닝에서 상영됐다. 권현주 감독의 단편 '숨'은 학생 부문 시네파운데이션에 초청받았다. 김성훈 감독의 '끝까지 간다'는 이번 칸 감독주간에 초청받아 가장 돋보였던 한국영화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나이는 30대, 40대 초반이지만 다들 충무로의 '젊은 피'들이다.
그 만큼 영화 만들기도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정주리 감독의 '도희야'는 한예종 영상원 출신 재학생과 졸업생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5개의 시나리오 중 한 편을 골라 제작 지원하는 프로젝트에서 최종 선발되지 못했지만 이창동 감독의 눈에 띄어 영화화가 됐고, '끝까지 간다'의 김성훈 감독은 지난 2006년 백윤식 봉태규 주연 ‘애정 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이란 코미디로 데뷔해 주목받았지만, 두 번째 영화를 내놓기까지 무려 8년이 걸렸다. 적절한 운과 감독들의 뚝심이 없었다면 탄생하지 못했을 작품들이기도 하다.
당초 이번 칸 영화제에는 임권택 감독의 '화장', 김기덕 감독의 '일대일', 홍상수 감독의 신작 등이 경쟁부문에 진출할 것으로 점쳐지기도 했다. 물론 칸 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이라는 것이 순수하게 작품의 질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여러 이해관계가 고려되는 부분이지만, 거장이라는 타이틀의 명성에 있는 기대거나 '영화제용 영화'에만 시선을 맞추는 것은 더 이상 전세계 영화인들을 감동시킬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충무로에 시급한 것은 '젊은 피'에 대한 관심이다. 
지난 66회 칸 영화제에 알렉산더 페인, 코엔 형제, 짐 자무시 등 칸이 예우하는 세계적 거장들의 영화가 가득했던 것에 비하면 올해 칸은 확실히 달랐다.
물론 자신만의 취향을 상업 영화로 자신있게 풀어내는 자비에 돌란이 이례적인 천재인 면도 있지만, 한국영화가 내년 칸을 기약한다고 했을 때, 신진 세력의 진출을 활발하게 돕는 것이 하나의 덕목이어야 할 것이다. 자비에 돌란의 영화관은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한다"라는 것이다. 이는 한국영화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젊은 신예들의 발굴과 관심이 충무로를 넘어 칸 까지 안을 수 있는 방법이자 기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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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박스, 자비에 돌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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