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 '부탁해요', 서프라이즈급 충격..공익 예능 부활?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4.10.03 07: 08

MBC 파일럿 프로그램인 '국민 고충 해결단-부탁해요(이하 부탁해요)'가 공익 예능 부활의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지난 2일 방송된 '부탁해요'는 5년만에 MBC 예능 프로그램에 복귀한 이경규와 터줏대감 이덕화, 대세 아이돌 멤버 보라, 재치 만점의 유상무라는 독특한 MC 군단의 등장으로 첫 시작을 했다. 세대별로 자리한 MC들은 국민들이 마주한 고충들에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이며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냈다. 
이날 4MC들은 애완닭 500마리를 집에서 키우고 있는 한 가정집을 방문해 동네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했으며, 서대문구와 중구, 강남구에서 무단횡단을 집계해 사고의 위험성을 알렸다. 이는 최근 몇년 간 예능계에서 볼 수 없었던 공익 예능의 모습이라 신선함을 주는 데 성공했다.

더욱이 처음 이들이 맞닥뜨린 사건이 무려 닭 500마리를 집 안에서 키우는 부부였기에, 시청자들 역시 기함하기는 마찬가지. 주택가에 위치한 빌라 안에서 500마리나 되는 닭과 공존하는 광경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부엌을 비롯해 침실, 화장실까지 닭이 점령한 공간은 가정집이라기 보다는 양계장에 가까웠다. 결국 4MC는 완강했던 부부의 마음을 돌려 주변 비닐 하우스에 환경이 좋은 양계장을 만들어 닭은 이주시켰고, 덕분에 두 부부는 물론 이웃사촌들의 소음 공해까지 말끔하게 해결했다.
이러한 광경은 보통 사람들이라면 흔히 볼 수 없는 모습. '부탁해요'는 국민 고충을 해결한다는 기본 취지와 더불어 '비주얼 충격'의 모습까지 함께 보여주며 다방면에서 볼거리와 흥미를 높였다. 자칫 MC만 연예인일 뿐 다큐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 되기 십상인 공익 예능을 신선하게 탈바꿈한 요소이기도 하다. 이는 제작진이 고충 해결의 주인공을 선정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다만 이날 방송에 출연한 '닭 부부'는 지난해 2월 KBS 2TV '안녕하세요'에 한 차례 출연한 바 있는데, 그 당시에는 근본적인 해결까지 이뤄지지는 못했었다. 이미 지상파를 통해 소개된 바 있는 주인공들이었지만, 실상을 자세하게 들여다 보고, 실질적인 해결까지 이끈 것은 박수칠 만 했다.
이어진 무단횡단 근절 캠페인은 마치 이경규가 과거 진행하던 '이경규가 간다'를 떠올리게 하며 재미와 공익성을 한 번에 잡았다. 특히 이날 서울시에서 무단횡단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중구, 서대문구, 강남구의 구청장들을 초대해 실상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하는 모습은 새로웠다. 구민들의 거침 없는 무단횡단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구청장들의 낯빛과 "국민 소득이 3만 달러가 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시민 의식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는 이경규의 일침은 시청자들에게도 깨달음을 주는 대목이었다.
무단횡단 근절 캠페인 역시 충격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시간 동안 수 백명의 사람들이 무단횡단을 한 것. 예상 외의 인원수와 아찔한 사고의 위험성을 직접 눈으로 확인시키는 모습은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파일럿 프로그램인 '부탁해요'는 정규 편성 전 시험대를 통해 보다 획기적인 고충과 민원을 담아냈다.  정규편성이 확정될 경우, 닭부부에 비견되는 충격의 민원을 확보할 수 있을지, 또 무단횡단 근절 등의 공익 캠페인으로 어떤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숙제가 남은 상황. 그럼에도 시민의식을 높이고 더 밝은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하는 취지는 높이 평가받을 만 하다.
goodhmh@osen.co.kr
부탁해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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