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드라마 '야경꾼 일지'(이주환 연출, 유동윤 방지영 극본)에 출연 중인 배우 김흥수가 짧은 분량에도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변주하며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된 ‘야경꾼 일지’21회에는 어보를 찾기 위해 폭주하는 박수종(이재용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기산군(김흥수 분)은 그런 박수종을 보며 식겁, 유약하고 비겁한 군주의 모습을 보였다.
앞서 기산군은 박수종이 반란을 일으키자 충신 무석(정윤호 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충신 무석은 주군을 지키기 위해 야경꾼의 규율까지 져버렸지만, 기산군이 배신한 탓에 치명상을 입었다. 기산군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박수종에게 무석을 내어줬던 것.

결국 눈앞에서 무석이 처참히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한 기산군은 돌이키지 못할 죄의식에 빠졌다. 그러면서도 사악한 인격이 “보거라 네 곁에 누가 있는지. 아무도 없다. 충신 강무석도 죽음으로 내몰았고 나 외엔 아무도 없어”라고 조롱하자, “아니다 무석이는 내가 아니라 네가 버렸어. 나는 아니야”라고 강하게 현실을 부정했다.
이에 사악한 인격이 “네가 살고자 외면해버리니. 네 곁엔 아무도 남지 않는 것이다. 가진 거라곤 그 초라한 몸뚱이밖에 없으니”라고 비꼬자, 기산군은 “밖에 나를 호위하는 군사들과 충신들이 있다. 무석이 같은 충신은 또 만들면 된다”고 애써 호기로운 모습을 보여 기산군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다.
'야경꾼 일지'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귀신을 부정하는 자와 귀신을 이용하려는 자, 그리고 귀신을 물리치려는 자, 세 개의 세력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경쾌한 감각으로 그려낸 판타지 로맨스 활극.
극 중 김흥수가 연기하는 기산군은 이복형제이자 적통왕자 이린(정일우 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왕이 된 서자로, 동생 이린에 대한 열등감과 언제든 자신이 폐위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의해 폭군으로 성장한 인물이다.
이에 김흥수는 극 초반 광기서린 눈빛으로 콤플렉스 가득한 폭군을 연기해 시청자를 섬뜩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영상의 반란이 시작되자, 김흥수는 살기 위해 비굴한 선택을 하는 유악하고 비겁한 기산군을 생생하게 표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더욱이 김흥수는 충돌하는 두 개의 인격을 능숙하게 연기하며 짧은 분량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는 중.
드라마 ‘학교2’로 친숙한 배우 김흥수는 2011년 드라마 '프레지던트'를 끝으로 훈련소에 입소, 지난해 8월 소집해제된 탓에 브라운관에서 만날 수 없었다. 돌아온 김흥수는 KBS 2TV 단막극 '18세'에 이어 '신의퀴즈4'로 몸을 푼 후 ‘야경꾼일지’ 속 폭군을 자유자재로 연기, 3년의 공백이 무색한 발군의 연기력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다.
'야경꾼일지'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