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끝없는 사랑', 길 찾느라 배우들 개고생 [종영]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4.10.27 10: 55

[OSEN=박정선의 티키타카] 드라마가 방황하자 길을 찾는 몫은 배우들의 것이었다. SBS 주말드라마 '끝없는 사랑'은 막을 내렸지만,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데에 배우들의 역할이 지나치게 컸다는 사실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끝없는 사랑'은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37회로 종영했다. 계획보다 3회 줄어들어 조기 종영된 만큼 이야기 전개는 그야말로 LTE급이었다. 그럼에도 배우들은 자신의 자리를 꿋꿋이 지켰다.
마지막 회에서는 순식간에 인물들의 생과 사가 결정됐고, 관계 정리 또한 과정 없이 '몇년 후'라는 방식으로 풀어나갔다. 비밀들의 폭로는 급하게 폭로되는 식이었다. 예를 들어 김세경(전소민 분)이 사실 박영태(정웅인 분)의 친딸이었다는 사실을 한광철(정경호 분)은 영태의 급한 전화 한 통화로 알게 됐다. 마지막까지 어딘가 부족했던 '끝없는 사랑'이었다.

5개월여동안 방송됐던 '끝없는 사랑'은 이처럼 마지막엔 급했지만, 중반부엔 지나치게 느렸다. 한창 흥미로운 전개를 보여야 할 중반부엔 서인애(황정음 분)의 고난과 박영태의 악행이 마치 도돌이표처럼 계속됐다. 자극적인 서인애의 고난, 옥살이와 성폭행 등만이 매력 없이 이어졌다. 복수의 통쾌함을 기대하고 채널을 돌렸던 시청자들은 지쳐갔다.
전개의 강약조절에 실패한 모습이었다.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등장한다고 해서 흥미롭고 빠른 전개는 아니었다. 차라리 마지막회에서 보여줬던 급한 전개를 조금씩 중반부에 풀어나갔다면 '끝없는 사랑'은 흥행 드라마가 될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런 가운데 고생한 이들은 배우들이었다. 배우들의 면면만으로 화제를 모으기 충분했던 '끝없는 사랑'이었기에 연기는 흠 잡을 데 없었다.
특히 황정음과 정웅인은 이름값을 했다. 선과 악의 양 축을 짊어졌던 두 사람은 당당한 여자 그리고 피도 눈물도 없는 악인을 연기했다. 시청자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황정음은 '끝없는 사랑'을 원활하게 이끌어나갔다. 긴 호흡의 드라마였고 그의 출연 분량은 상당했지만 힘 빠진 모습 없이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 악역의 대명사로 불리는 정웅인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는 섬세한 표정 연기와 감정을 깊게 담은 발성, 대사 처리 등으로 이번에도 '명불허전 악역'이라는 평을 얻어냈다.
두 사람 뿐 아니었다. 한광철 역을 맡은 정경호는 거친 상남자와 상냥한 순정남을 넘나들며 안방극장에 그의 먀력을 떨쳤다. 정웅인과 함께 악을 이끈 심혜진은 권력에 미쳐버린 여인 민헤린을 그야말로 미친 듯 표현했다.
한편, 오는 11월 1일부터는 '끝없는 사랑'의 후속으로 '미녀의 탄생'이 방송된다. '미녀의 탄생'은 성형과 다이어트로 다시 태어나 삶의 전환점을 맞이한 여인과 그 여인을 탄생시킨 한 남자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으로, 주상욱, 한예슬, 정겨운, 왕지혜가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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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사랑'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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