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모던 파머' 이시언, '응칠' 방성재와는 다른 웃음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10.27 10: 03

배우 이시언이 SBS 주말드라마 '모던 파머'(극본 김기호, 연출 오진석)에서 활약 중이다.
 
극 중 이시언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한철 역을 맡았다. 그는 죽기 전 자신이 하고싶은 음악에 다시 도전하고자, 과거 록밴드 멤버들과 함께 귀농을 결심한다. 그의 소원은 세상을 떠나기 전 진한 첫 사랑을 하고 가는 것. 농촌 생활에 어려움을 느끼고 서울행 버스에 오르려 하지만, 우연히 마주친 수연(민아)에 한 눈에 반해 하두록리에 정착하기로 한다.

하지만 그의 첫사랑은 그의 인생처럼 꼬여버린다. 오매불망 수연을 떠올리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 것도 잠시, 늦은 밤 밭에서 큰 일을 보려던 그는 엉겁결에 자신의 가장 은밀한 순간을 수연에게 보이고 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강아지에게 젖꼭지를 물리는 모습도 보여준다. 그는 단지 허약한 강아지에게 감정을 이입해 그만의 방식으로 우정을 나눈 것뿐이지만 말이다.
시트콤에 가까운 '모던 파머'는 코믹 요소가 가득한 드라마다. 온라인 은어로는 '병맛'(내용이 이상하고 말이 안됨)이다. 인물들도 단순명료하다. 자신의 감정을 쉽게 드러낸다. 저돌적이지만 마냥 자존심만 센 민기(이홍기) 속은 모르겠지만 항상 웃는 얼굴인 혁(박민우) '상남자' 기준(곽동연) 등 매력적이지만 현실에선 보기 드문 인물들이다.
한철은 다르다. 코믹한 상황으로 웃음을 안기지만, 인물 그 자체는 늘 심각하다. 비정규직, 시한부 등의 설정이 더해져 진지할 때도 있다. 비정규직이란 이유로 건강검진을 제때 받지 못해 종양 발견이 늦어진 그의 상황은 안타깝다.  때문에 웃기려고 작정하지 않았지만 절묘한 상황으로 웃음을 선사하는 그의 코미디에는 아련한 구석이 있다.
2009년 MBC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로 데뷔한 이시언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2012)의 방성재 역으로 주목 받았다. 맛깔스럽고 능청스러운 그의 코믹 연기는 '응답하라 1997'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였다. 이후 JTBC 드라마 '귀부인'부터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까지 이와 비슷한 감초연기를 이어갔다. 역시 웃음을 선사하지만 캐릭터의 결이 다르기에 '모던 파머'의 한철은 새롭다. 
이처럼 '모던 파머'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 이시언. 그가 과연 극 중에서 민아와 오해를 풀고 첫 사랑을 이룰 수 있을지, 그는 과연 그대로 죽음을 맞이하고 말지 주목되는 이유다.
jay@osen.co.kr
'모던파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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