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시청률? 괜찮아요, 중국이 있잖아요!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4.10.31 07: 26

[OSEN=박정선의 티키타카] 시청률이 저조한데도 관계자들은 '그러려니'하는 분위기다. 중국이라는 국내보다 훨씬 큰 시장이 그 뒷 배경이다.
방송가에서는 광대한 중국 시장이 그 활로가 된지 오래다. 특히 SBS '별에서 온 그대'가 큰 파급력을 자랑하면서부터 이러한 관심은 급속도로 커져갔다. 이제 중국 시장, 자본을 빼 놓고는 움직이지 않은 정도. 그러나 문제는 그럴수록 국내 시청자들은 뒷전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현재 방송 중인 SBS 수목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는 비의 드라마 컴백, 크리스탈의 지상파 첫 주연이라는 뜨거운 화두로도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자체최고시청률은 첫 회인 8.2%(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 지난 2일 방송된 6회분은 4.7%까지 하락했다. 최근 방송된 29일 1회는 5.7%로 집계됐다. 그러나 관계자들에 따르면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측은 이처럼 낮은 시청률을 이젠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이미 중국 동영상 사이트에서 높은 조회수를 보이며 상품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가 홍보사를 통해 배포한 자료에 의하면 이 드라마는 지난 10월 5일 기준, 중국 동영상 사이트에서 1억뷰를 돌파했고, 해당 동영상 사이트들에 한류드라마 역대 최고 수출가인 32억원에 전송권을 판매했다. 이와 함께 종영 시점에는 2억뷰를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았다. 이와 같이 중국에서의 뜨거운 인기가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의 흥행 저조는 일반적인 예상보다 크게 염려치 않는다는 것.
중국 시장으로의 진출은 사실 국내 드라마 제작 현실을 생각해볼 때 불가피한 선택이다. 일본에서의 한류가 점차 사그라들면서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른 게 중국이다. 과거엔 체계적이지 못한 중국 시스템 때문에 정산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관계자들의 불만이 자자했지만, 이젠 이들이 달라졌다는 점도 중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영향으로 드라마의 질이 높아졌다고는 할 수 없다. 도리어 국내 드라마임에도 중국 맞춤이 돼 가는 분위기다.
중화권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한류스타들의 파워가 그 끝을 모르고 커져가면서, 출연료 또한 천정부지로 높아지고 있다. 지상파 드라마에 출연하는 몇몇 배우들은 1억에 가까운 회당 출연료를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드라마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현 시점에 이러한 고액 출연료가 환영받을 일인지는 의문이다. 또한 연기력이 검증되지 않은, 그러나 중화권에서의 가치는 인정 받은 일부 '초보 배우'들의 등장도 그러하다.
이는 다양화를 막는 일이기도 하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로맨틱 코미디, 멜로 장르에 관심이 쏠리면서 다양한 시도는 날개조차 펴 보지 못하고 날기를 포기한다. 스릴러, 추리 등의 '다른 장르'를 실행에 옮기더라도 꼭 러브라인은 들어가야 한다.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tvN 금토드라마 '미생'의 원작인 동명 웹툰이 러브라인 등 지상파 특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려 케이블을 택했다는 소식은 지상파가 얼마나 이 러브라인에 목을 메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국내드라마가 곧 중국드라마가 되는 날이 멀지 않은 걸까. 제작진은 국내 시청자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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