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일대일', 극단적 리얼이 무기..정규편성 될까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4.11.13 07: 05

리얼을 아무리 강조해도 SBS 파일럿 교양프로그램 '일대일 무릎과 무릎 사이'(이하 '일대일') 같을 순 없을 거다. 출연자의 만취 모습도 '일대일'에서는 그대로 방송용이 된다.
'일대일'은 지난 12일 오후 첫 전파를 탔다. 파일럿으로 일단 1회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은 가장 중요한 손님으로 전 농구선수 서장훈과 만화가 강풀을 초대했다. 그리고 이들은 일대일 궁으로 안내했다. 그 안에서의 모습은 그저 두 사람의 몫이었다.
마치 '짝'을 떠올리게 했다. 제작진이 마련한 공간에서 출연진은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행동했다. '짝'에 자기소개, 점심 먹기 등의 정해진 순서가 있듯, '일대일'에서는 수행비서, 진행, 정해진 식사 등이 최소한의 형식이었다. 그 외에는 자유롭기 그지없었다. 두 사람이 방 안에서 누워있든 앉아있든, 어떤 이야기를 나누든, 전화통화를 하든 모두 이들의 마음이었다.

그런 가운데 진짜 속내가 드러났다. 서장훈은 전설이었던 과거와 이혼이라는 사건, 그리고 은퇴 후 인생에 대한 고민들을 강풀에게 털어놨다. 강풀은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비롯한 민감한 문제들을 서장훈에게 이야기했다. 어떤 토크쇼에서도 말하기 힘든 것들이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장면은 서장훈과 강풀이 중국음식점을 찾아 탕수육과 짬뽕을 시켜놓고 술잔을 기울이던 것. 상 위에 올라와 있는 술병만해도 상당했는데, 강풀은 실제 꼬여버린 발음으로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과감하게 풀어냈다. "주사가 없다"는 강풀의 말에 "주사가 문제가 아니라 지금 방송이니까 문제"라는 서장훈의 말은 두 사람이 진짜 술을 마시고, 진짜 속마음을 털어놨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이러한 리얼 상황 속에서 흔치 않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다. 연출된 상황 속에서 강풀이 "나는 절대 좌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거나, 서장훈이 이혼을 언급하며 "부모님을 생각하면 손자는 보여드려야하지 않겠나"라고 말하긴 힘들다. 비록 카메라 앞이지만, 극단적인 리얼함 속에서 이 같은 말들이 전파를 탈 수 있었다.
둘 사이에 개입하는 MC가 없다는 점도 이러한 리얼함을 더욱 농도짙게 만들었다. 진행 역할을 맡은 이가 등장했지만, 식사 시간 등의 스케줄을 알려줄 뿐이었다. 서장훈과 강풀은 철저히 자신들만의 일대일 궁을 만들고 서로를 알아갔다.
'일대일'은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추후 정규 편성 여부가 결정된다. '일대일'이 정규 편성돼 안방을 찾아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mewolong@osen.co.kr
'일대일'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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