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에이스 김광현(27)이 기대보다 낮은 포스팅 금액에도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졌다.
SK 구단은 지난 12일 김광현에 대한 메이저리그 최고 응찰액을 수용하기로 했다. KBO도 이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전달, 김광현은 최고액 200만 달러를 써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30일 동안 단독 협상을 갖는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도전 정신이 돈보다 꿈을 택했다.
2년 전 류현진이 LA 다저스로부터 받은 포스팅 금액 2573만7737달러33센트를 생각하면 김광현의 200만 달러는 매우 초라하게 느껴진다. 포스팅과 연봉 계약이 거의 1대1에 가깝다는 것을 감안할 때 연봉 계약에서도 후한 대우를 받기 어려워 보인다. 그런데도 김광현은 도전을 택했다.

아주 좋은 예가 하나 있다. 바로 3년 전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진 일본인 외야수 아오키 노리치카(32)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김광현과 달리 투수가 아닌 야수이지만 일본프로야구를 등에 업고도 적은 포스팅 금액을 받았다는 점에서 닮은 구석이 있다.
아오키는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안타 제조기'였다. 풀타임 주전 첫 해였던 2005년 202안타를 터뜨렸고, 2010년에도 209안타를 쳤다. 2005년(.344) 2007년(.346) 2010년(.358) 3번이나 타격왕에 올랐다. 출루율·최다안타 1위 2회, 득점 1위 4회.
제2의 스즈키 이치로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일본프로야구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아오키는 2011년 시즌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FA가 아닌 포스팅. 그러나 결과는 기대를 한참 밑돌았다. 250만 달러에 밀워키 브루어스가 단독 협상권을 따낸 것이다.
포스팅 금액이 낮으니 대박 계약을 따낼 수도 없었다. 연봉 계약도 2년 기본 총액 250만 달러로 3년째 계약은 구단 옵션을 걸었다. 박봉 수준이었지만 아오키는 도전을 택했다. 밀워키의 주전 우익수 코리 하트가 무릎 부상으로 포지션을 1루수로 전환했고, 비어있던 우익수 자리를 아오키가 꿰찼다.
아오키는 첫 해 타율 2할8푼8리 10홈런 50타점 30도루로 연착륙했고, 2년차였던 지난해에도 타율 2할8푼5리 8홈런 37타점 20도루로 활약했다. 구단 옵션이 실행돼 캔자스시티 로열스로 옮긴 올해도 타율 2할8푼5리 1홈런 43타점 17도루를 기록해 월드시리즈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올해 연봉은 195만 달러로 200만 달러도 되지 않았다. 대표적인 '저비용 고효율' 선수였던 아오키는 이제 FA가 돼 1000만 달러 이상 나은 계약을 기대하고 있다.
포스팅이 아닌 FA로 경우는 조금 다르지만 1년 150만 달러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들어온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도 비슷한 케이스. 중간계투로 시작한 그는 선발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메이저리그 데뷔 3년 만에 톱클래스 투수 반열에 올랐다. 김광현이 적은 포스팅 금액으로 인해 불리한 상황인 것은 틀림 없지만 자신의 활약에 따라 자리를 잡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 김광현에게는 그 정도 패기와 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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