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비활동기간 훈련금지는 자살 행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2.02 05: 59

"두 달이면 어마어마하게 바뀔 수 있는데…". 
한화는 지난 10월29일부터 11월30일까지 33일 동안 일본 오키나와에서 강도 높은 마무리캠프를 마치고 돌아왔다. 12월부터 1월14일까지는 선수들의 비활동기간으로 공식 단체훈련이 금지돼 있다. 재활 선수나 이듬해 신인 선수들만 훈련이 가능할 뿐 나머지 선수가 팀에서 단체 훈련을 하면 선수협에서 최대 5000만원 이상 벌금 등 제재를 가하기로 되어있다. 
그러나 누구보다 훈련을 중시하는 한화 김성근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김 감독은 "12월에 훈련을 하지 않는 건 선수에게 어마어마한 손해다. (11월) 한 달 하고, (12월) 한 달을 놀게 되는데 그 사이 잃어버리는 시간을 어떻게 하느냐는 어렵다. 두 달이면 선수가 어마어마하게 바뀔 수 있는 시간이다. 그게 끊긴다는 게 아쉽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김성근 감독, "비활동기간 훈련금지는 자살 행위"

스타 선수들이야 자비를 들여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하거나 따뜻한 해외로 날아가 개인 훈련을 하지만 비주전이거나 2군 선수들은 그럴 여유가 거의 없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 국내에서 훈련을 하는 건 비효율적이다. 기껏해야 실내연습장에서 간단한 기술 훈련과 러닝·웨이트가 전부. 선수들의 휴식도 보장되어야 하지만 훈련을 하고 싶은 비주전 2군 선수들은 한 달 반의 시간을 자칫 허송세월할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은 "45일의 공백은 어마어마하게 안 좋은 것이다. 한 달 반을 쉬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본다"며 "(선수협)이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좋지만 현실적으로 선수에게 플러스·마이너스 될 것을 생각해야 한다. 가능성 있는 어린 아이들은 계속 훈련하면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는데 그게 아깝다"고 말했다. 
물론 프로는 자율이다. 프로 선수라면 알아서 훈련하고 몸을 만들어야 한다. 김 감독은 "어느 나라든 자율이라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나라에 FA 계약해서 제대로 하는 선수가 얼마 있나. FA해서 살 빠진 선수가 있나? 전부 쪘다. 그 수준에서 더 이상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냉정하게 꼬집었다. 
김 감독이 가장 걱정하는 것도 지난 한 달 동안의 훈련이 1월 이후에도 연속성을 갖고 이어질 수 있느냐 여부. 한화에 부임한 후 마무리 훈련을 통해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보였지만, 45일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는 알 수 없다. 김 감독은 선수 각자에게 훈련메뉴를 짜줬지만 완벽하게 실행할 수 있는지는 오로지 선수들의 자율에 달려있다. 
한편 선수협은 올해도 비활동기간 단체 훈련을 엄격하게 금지시킬 것을 재확인하고 있다. 재활 선수들에 대해서도 몸 상태에 대해 면밀하게 파악할 계획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주전급 선수들에게는 휴식이 필요하지만 최저연봉을 받는 어린 선수들은 훈련을 필요로 한다. 연차나 나이에 따라 선수별로 비활동기간 훈련금지 규제를 달리하는 것도 선수협에서 한 번 생각해 볼만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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