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핫스팟] '국제시장', 촌스럽다? 가르치지 않을 뿐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12.03 07: 33

영화 '국제시장'을 보고 눈물을 흘리지 않기란 힘들다. 작정하고 울리려고 만든 작품이라고 할 수도 있을 정도로, 아무리 냉랭한 사람이라도 가슴을 미어지게 하는 부분이 있다. 취향의 호불호를 넘어서, 눈물샘을 건드리는 자극의 강도가 분명 있는 영화다.
최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국제시장'은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격변의 시대를 살아온 이 시대 아버지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작품. 흥남철수와 파독 광부, 이산가족 상봉 등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굵직한 사건들 속 '아버지'로 대변되는 한 개인의 역사가 펼쳐진다. 영화는 이런 역사와 개인이 촘촘히 엮어졌다기 보다는 4가지의 긴 에피소드의 역사를 주인공 덕수가 체험하는 식이다.
'국제시장'의 정서는 한 마디로 '윤제균'이다. 연출을 맡은 사람과 그 영화를 따로 떨어뜨려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해운대'로 익히 눈치챘던 '웃음 빵 눈물 쏙'의 윤제균 스타일이 '국제시장'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누군가는 이를 보고 '촌스럽다'고 평할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윤제균 감독은 누군가를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대와 세대 비판의 날카로운 시선이 아닌, 윤제균 감독의 개인사에서 출발한, '아버지'에 관한 그저 뭉클한 영화다.
 
스스로의 스타일을 '재미와 감동'로 규정짓는 윤 감독은 "내 생각에 영화는 감독이랑 똑같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인간 윤제균이란 자체가 원래 웃음도 눈물도 많다. 감수성도 예민하고 감정의 진폭이 큰 편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영화가 비슷하게 나오는 거 같다"라고 자신이 생각하는 윤제균표 영화에 대한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감독의 개인적인 역사에서 시작한 이 영화는 감정 과잉의 우려를 벗고 웃음 코드를 눈물과 조화시키려고 노력한 듯 보인다. 물론 관객이 웃으려면 윤제균 감독과 이런 웃음 코드가 맞아야겠지만.
시대 비판의 메시지를 주지 않으려 했다는 감독이지만, 덕수와 영자(김윤진)가 울고 불며 삶에 대해 심각한 얘기를 하는 장면에서 갑자기 애국가가 흘러나오고, 주위의 눈치를 보다가 일어나서 국민 의례를 하는 장면은 시대에 대한 고찰이다. 장황할 필요는 없다. 때로는 한 순간의 기억이 전체를 대변하기도 한다.
'아버지' 세대. 누군가에게는 '꼰대'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책임지지 않는 어른일 수도 있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윤제균 감독처럼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자식인 내가 고맙다는 말 한 마디 제대로 건네지 못했던, 그냥 아버지일 수 있다.
마지막 시퀀스, 젊은 시대와 구 시대를 한 프레임에 장면은 동 떨어진 부모 세대와 이를 이해 못하는 젊은 세대를 노골적으로 비교한 것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또 다른 시선에서는 '공존'일 수 있다. 어쨌든 카메라가 한 쪽을 선택한 것은 아니니까.
이상적인 리더십을 제시하며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명량'과 분노 감정을 자극하며 시대 비판 의식을 담은 '변호인'이 둘 다 천만 관객 이상을 동원했던 것처럼, 어떤 영화는 날카로운 시대의식을 담고 그렇게 찍을 것이고, 다른 한편에는 '국제시장'처럼 시대의 산증인이였던 아버지를 향한 뭉클한 시선이 있을 것이다. 
더불어 20대 청년의에서부터 70대 노인까지. 이성적인 매력을 어필, 멜로의 감정을 전달하면서 노년 연기를 펼칠 수 있는, 그러면서도 충무로에서 티켓 파워를 지닌 배우는 황정민 밖에 없겠다란 생각이 든다. 황정민 외에도 김윤진, 오달수, 장영남, 정진영, 김슬기, 정윤호 등이 출연한다. 12세 관람가.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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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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