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나는 남자다'는 확실히 다른 토크쇼와 차별화된다. 남자 MC들이 '떼'지어 나오는 것도 특이하지만(패널이 아니라 모두가 MC다), 그것보다 더 특이한 것은 방청객들이 결코 들러리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12일 방송에서도 방청객들은 능동적이었다. 방청객이라고 부르기 아까울 정도로 때때로 MC들보다 더 웃기며, MC들에게 폭소를 안겼다. 이날 여성 게스트로 송은이, 김숙이 출연하자, 남성 방청객들은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 않으며 환영의 박수를 치는 것도 잊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다. 심지어 자막에는 '집에 갈까?'라는 멘트가 떴고, 방청객들의 표정을 급격히 어두워졌다.
이어 '비포선라이즈'라는 아이디의 미모의 방청객은 4년째 솔로라며 김제동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차 한잔 하자"는 이 여성 방청객의 말에 유재석이 더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장동민은 "방송이고 뭐고 지금 당장 두 분이 나가시라"고 부추겼다.
이날 주제는 '여행'이었다. 자신의 여행 경험담을 얘기하던 중 일본 옷을 입은 방청객이 일어섰다. 그는 "드레스 코드가 여행할 때 입는 복장이라고 해서 그렇게 입고 나왔는데, 나만 그렇게 입고 온 것 같다. 낚인 것 같다"고 자신의 특이한 복장만큼 웃긴 입담을 뽐냈다.
그런가하면 현재 한국을 여행 중인 외국인은 가장 인상깊었던 한국 여행지를 묻는 질문에 "홍대"라고 답해 폭소를 유발했다. 또한 "한국 여자들 너무 예쁘다"고 밝힌 이 외국인은 송은이, 김숙도 예쁘냐고 묻자, 깊은 한숨을 쉬며 "네에"라고 답해 MC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이날 개성강한 방청객들은 유재석, 권오중, 장동민, 허경환, 임원희, 김제동에 이어 제 7의 MC 같은 입담 퍼레이드를 펼쳐보이며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유재석의 말처럼 점점 재미있어지고 있는 '나는 남자다'. 방청객이 능동적인 이런 토크쇼 하나쯤 있어도 되지 않을까? 시즌 2가 틀림없이 출시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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