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이후 걸출한 고졸 신인이 나오지 않았던 SK가 2015년에 들어 그 가능성을 보고 있다. 근래 팀에 입단한 고졸 신인들이 좋은 평가를 받으며 향후 전력화에 대한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김정빈(21) 이건욱(20) 박규민(20)이 그 주인공이다.
한 때 투수왕국으로 불리며 ‘벌떼야구’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던 SK는 최근 2년간 마운드가 고전했다. 왕조를 이끌던 주축 선수들의 신변에 변화가 생긴 탓이다. 정대현 이승호 등 몇몇 선수들은 팀을 떠났고 정우람은 군에 입대했다. 여기에 자리를 지켰던 나머지 선수들은 죄다 수술대에 오르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힘겨운 시기를 보내는 경우가 잦았다. 그나마 최근 백인식 여건욱 문광은 박민호 등 몇몇 신진급 선수들이 나타나긴 했지만 원활한 세대교체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그런 상황에서 향후 SK를 이끌어나갈 재목들에 관심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2015년 현재, 세 선수가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좌완 김정빈, 그리고 2014년 신인지명회의에서 각각 1라운드 및 2차 1번 지명을 받은 이건욱 박규민이다. 당장 1군에서 맹활약을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지도자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팀의 미래들임은 분명하다.

김정빈은 가장 상승세가 돋보이는 선수다. 프로 입단 직후에는 몸 상태가 썩 좋지 못해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으나 몸 상태가 회복된 지난해 말부터는 1군과 꾸준히 동행하고 있다. 가고시마 마무리캠프, 플로리다 1차 전지훈련에도 참여했다. 김상진 투수코치는 “아직 덜 다듬어진 선수지만 성장 가능성이 많은 원석”이라고 평가한다. 마무리캠프에서 SK 투수들을 지도한 허스트 인스트럭터는 캠프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를 뽑는 질문에 정우람과 김정빈을 손꼽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박규민은 지난 겨울 강화도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투수 중 하나였다. 빠른 공과 낙차 큰 커브를 던지는 박규민은 입단 이후 자신을 괴롭혀왔던 옆구리 통증에서 벗어나며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 조웅천 퓨처스팀(2군) 투수코치는 “열심히 하는 선수라 더 정이 간다. 지난해보다 훨씬 나은 공을 던지고 있다. 앞으로 SK를 이끌어나갈 재목”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전을 통해 어느 순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면, 확 성장할 수 있는 전망도 덧붙일 정도다.
입단 당시 SK의 프랜차이즈감으로도 기대를 모은 이건욱은 입단 이후 칼을 댄 팔꿈치 재활에 여념이다. 당초 3월 정도면 전력 피칭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으나 약간 복귀가 지체되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강화 드림파크에서 숙소 생활을 하며 굵은 땀을 흘리고 있다. 김경태 루키팀 투수코치는 “의학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고 순조롭게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3월에는 하프피칭에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열심히 훈련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당장 1군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근력도 더 길러야 하고 기술적으로도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하지만 아직 어리고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들이 많은 투수들이다. 인내를 가지고 지켜보면 쑥쑥 성장할 수 있다는 게 코칭스태프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치열한 1군 경쟁과는 별개로 SK 마운드의 미래들이 올해 어디까지 뻗어 나가느냐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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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욱-박규민-김정빈(왼쪽부터). 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