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다니기 전에 이곳을 아는 한국 야구인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마치 성지 순례하듯 미국 애리조나를 찾은 한국 야구계 인사들이 단골 관광코스가 됐다. 애리조나주에 있는 거대한 붉은 사암으로 유명한 관광도시인 세도나가 그곳이다.
2000년대 초반 ‘한국인 첫 빅리거’인 박찬호(42)가 기를 받기 위해 매년 세도나를 찾는 것이 알려지면서 한국에서도 명소가 됐다. 세도나는 미국에서도 강렬한 영적 에너지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수년전부터 한국 프로야구 구단들이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에서 전지훈련을 가지면서 세도나는 한국 야구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지가 됐다. 휴식일이면 자동차로 2시간 정도 떨어진 세도나를 찾아 박찬호처럼 기를 받기 위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피닉스를 중심으로 4개팀이 스프링캠프를 차린 올해는 3개팀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이 휴식일날 세도나를 찾아 ‘기수련(?)’을 가지며 올 시즌 선전을 다짐했다. LG 양상문 감독, 두산 김태형 감독, 넥센 염경엽 감독 등이 세도나를 다녀왔다. 염 감독은 4년전부터 세도나를 찾는 단골 멤버이다.
염 감독보다 먼저 세도나를 갔다온 양상문 감독은 “염감독 가지마라. 내가 이미 기(氣)를 다 받아왔다”며 농담을 하자 염 감독은 “저는 나만의 장소가 있어서 전혀 상관없습니다”며 받아넘겼다.
선수들 가운데서도 세도나를 징크스처럼 찾는 이들도 있다. 지난 해 세도나를 찾은 후 성적이 좋았던 롯데 손아섭과 황재균은 올해도 세도나를 찾았다. 다른 선수들이 멀어서 가기 싫다고 빼는 데도 둘은 올해도 선전하려면 ‘기’가 필요하다며 세도나를 들렀다고.
강훈련 중간 중간에 갖는 휴식일에 기도 충전하면서 주변 관광도 하는 ‘세도나 방문’이 지루한 전지훈련의 스트레스를 푸는 즐거움이 되고 있다.
sun@osen.co.kr
지난 해 스프링캠프때 세도나를 찾은 넥센 코칭스태프 /넥센 구단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