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초고속' 토스 배팅볼 2000개의 의미(동영상)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2.17 06: 11

"악, 악". 
16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 라이브 게임을 마친 오후 3시부터 타자들의 배팅 타구 소리가 메인구장 전방위에서 총성처럼 울렸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악 소리가 난 곳은 김성근(73) 감독이 위치한 3루측 백네트. 김 감독은 외야수 오준혁에게 집중적으로 토스 배팅볼을 던져줬다. 
그런데 이날 김 감독의 토스 배팅볼이 예사롭지 않았다. 김 감독이 타자들에게 직접 1대1로 토스 배팅볼을 던져주는 것은 비교적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이날은 뭔가 달랐다. 김 감독은 짧고 간결하게 절도 있는 동작으로 쉼없이 '초고속' 토스 배팅볼을 올려줬다. 마치 기계처럼 일정한 팔 움직임과 속도. 오른손으로 5개의 공을 움겨 잡고 왼손으로 하나씩 올려주는데 6개의 토스 배팅볼이 '다다다닥' 타자 눈앞에 날아들었다.

영상으로 보면 마치 빨리 감기를 한 듯하다. 처음에는 곧잘 따라가던 오준혁은 점점 힘이 빠져갔다. 땀이 비오듯 흘러내리며 헬멧마저 벗어 던지고 김 감독의 토스 배팅볼을 악 소리 내며 받아쳤다. 반면 김 감독은 무표정했다. 오히려 오준혁의 타격폼이 흐트러질 때마다 직접 타격 동작을 취해가며 무엇이 잘못됐는지 정확히 짚어줬다. 
오준혁에 이어 내야수 박한결이 김 감독의 레이더망에 걸려들었다. 박한결도 기계처럼 빠르고 일정하게 날아오는 김 감독의 토스 배팅볼에 기합을 잔뜩 넣었다. 박스 안의 공이 다 떨어지면 선수들과 함께 공을 주워 담았다. 그리고는 또 다시 빠르고 강하게 토스 배팅볼을 올려줬다. 공을 던지고, 담고 또 던지는 반복 행동이 오후 내내 이어졌다.
오준혁과 박한결 다음으로 지성준과 박노민까지 김 감독의 초고속 토스 배팅볼을 끊임없이 쳐야 했다. 빠르고 강하게만 올려주던 김 감독은 박노민에게 순간적으로 팔 동작은 그대로인데 공을 느리고 완만하게 띄우는 변화를 주며 타이밍 훈련까지 가미했다. 김 감독의 이마에도 땀방울이 맺혔지만 토스 배팅 훈련은 5시30분이 넘어서야 끝이 났다. 
훈련을 마친 후 김 감독은 "2차 캠프 첫 날인데 이 정도는 해야지"라며 웃은 뒤 "오늘은 일부러 빠르고 강하게 배팅볼을 올려줬다. 그래야 타자들도 배트 스피드를 빨리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이 74세 고령의 노감독이지만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다져진 팔 근력은 반복된 동작에도 지칠 줄 몰랐다. 
하지만 김 감독도 사람이었다. 그는 "10박스가량 했으니 2000개 정도 던진 것 같다.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다"며 웃었지만 이내 "나도 이렇게 던진 다음날에는 팔이 많이 아프다"고 고백했다. 노감독도 통증을 참고 견디며 선수들과 함께 땀을 흘리고 있다. 이런저런 작은 부상에 지쳐 쓰러진 선수들에게 직접 행동을 통해 무언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초고속 토스 배팅볼 2000개, 김성근식 행동하는 리더십이었다.
waw@osen.co.kr
오키나와=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