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스토리]‘웃음과 배려’ 한계 극복하는 SK의 묘약(동영상)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3.02 06: 03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어느 방법이 낫다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SK도 그런 방법을 고민한다. 그리고 이번 캠프에서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다. 웃음과 배려. 두 키워드 속에 SK도 전지훈련에서 무사 귀환한다.
플로리다와 오키나와를 거친 SK의 전지훈련이 2일 마무리됐다. 전지훈련은 여러 모로 힘들다. 우선 몸이 그렇다. 시즌 때 써야 할 밑천을 만들어야 한다. 팀 스타일마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체력적으로, 기술적으로 강도 높은 훈련이 이어진다. 하기 싫은 훈련도 해야 한다. 마음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가족들, 친구들과 오랜 기간 떨어져 있어야 한다. 낯선 곳에서 할 것도 마땅치 않아 지루한 생활이 이어지곤 한다. 양쪽 모두에서 한계에 도전하는 시기다.
‘자율’ 쪽에 가까운 김용희 감독이 부임한 SK지만 훈련 강도는 매우 높았다는 것이 모든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김용희 감독은 자율이라는 단어가 다른 이미지로 포장되는 것을 경계한 듯 “우리 선수들의 훈련량이 결코 적지 않다”라고 거듭 강조한다. 선수들의 이야기는 더 구체적이다. 한 선수는 “같은 훈련을 기준으로 지난해는 7시간을 했다면 올해는 더 짧은 시간 속에 똑같은 훈련을 끝낸다. 개인훈련도 있으니 시간은 짧아도 훈련량은 더 많아졌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캠프 막판이 되자 체력적인 부담을 호소하는 선수들의 수는 조금씩 늘어갔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는 SK의 첫 번째 돌파구는 웃음이었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훈련이 지루할 수도 있었지만 베테랑 선수들이 솔선수범 나서며 캠프 분위기를 웃음으로 몰아갔다. 힘든 상황에서 선배들이 한 마디씩 툭툭 건네는 농담과 조언 속에 후배들도 얼굴을 찡그릴 수 없었다. 코칭스태프도 선수들이 최대한 지루하지 않게끔 훈련 일정을 짰다. 단순한 러닝이라고 해도 재미의 요소를 많이 첨가했다. 비명과 함께 헉헉거리며 그 자리에 주저앉는 선수들의 얼굴은 그 ‘결과’에 따라 해맑게 변하기도 했다.
두 번째는 배려였다. 굳이 따지면 김용희 감독은 양보다는 훈련의 질을 중요시한다. 그날 일정을 모두 소화하면 나머지 일정은 선수들의 자율에 맡겼다. 캠프 막판에는 선수들의 체력에도 세심히 신경을 썼다. 숙소에 들어가는 시간이 조금씩 당겨진 것이 상징적이다. 한 코치는 “캠프 막판이다.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지쳐 있는 상황에서 조절을 해줄 필요가 있다. 지금은 부상을 가장 조심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고 일정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잘 쉬는 것’도 훈련의 중요한 부분이었다는 것이다. 실제 SK는 휴식일에는 선수들이 하루를 온전히 쉴 수 있도록 배려했다. 지난해는 휴식일 전날 야간훈련을 쉬고 휴식일 저녁에 선수들이 다시 모여 야간훈련을 하는 시스템이었다. 올해는 휴식일 전날 야간훈련을 하는 대신 휴식일에는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의 일정에 손을 대지 않았다. 자율적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선수들의 의지도 그 두 가지 키워드를 잘 따랐다. SK의 올해 훈련량이 오히려 늘어난 것은 선수들의 열성도 한 몫을 거들었다. 중견급 선수는 “팀 훈련이 일찍 끝나니까 숙소로 이동해 개인훈련을 할 시간이 확보됐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방식이 더 좋다고 본다”고 했다. 웨이트트레이닝 및 기술 훈련도 자율적인 분위기가 정착됐다. 지난 27일은 공식적으로 야간훈련이 없었다. 그러나 5명의 야수들이 하나둘씩 숙소 인근의 야간훈련장으로 떠났다. 코치들 없이 스스로 조명을 켜고 끄며 1시간 이상 스윙에 매진했다. SK의 달라진 분위기 속에 올 시즌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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