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류스타 4대천왕 명단을 다시 짜야될 시기인 모양이다. 원조 격인 이병헌 장동건 송승헌 원빈은 어느덧 불혹을 훌쩍 넘겨 품절남(이병헌 장동건)이 됐거나 애인과 함께 두문불출(원빈)하고 있다.
이에 비해 약진하는 20대 별들의 기세는 무서울 정도다. 김수현 이민호 김우빈 이종석은 각자 막강한 팬덤을 보유한 흥행 보증수표이자 새로운 한류 4대천왕으로 자리를 굳혔다는 평가다. 특히 김수현과 이민호는 중국과 일본 시장에서 기존의 4대천황을 누르는 인기를 구가한 지 벌써 수 년째다.
원래 4대천왕의 원조는 홍콩이다. 1980년대 주윤걸 김수현 등 홍콩 누아르 전성시대를 맞이한 홍콩 영화계는 19990년 초반 유덕화를 비롯해 장학우 곽부성 여명 등 4명의 가세로 열기를 이어갔다. 이에 홍콩 언론이 4대천왕이란 호칭을 붙였고 이들의 작품들은 아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홍콩 4대천왕의 특징은 잡식성이라고 부를 만큼 왕성한 기세로 코미디 액션 멜로 가리지 않고 다작을 했다는 것이다. 배우가 가수를 겸업하는 홍콩 연예계의 특성상 이들은 콘서트와 앨범 활동까지 활발하게 벌였다.
반면 한류 4대천왕은 원조와 2대째 모두 다작을 멀리하고 작품을 골라서 하는 스타일이다. 한류 스타를 앞세운 한국영화계가 2000년 이후 아시아권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도 이들의 강한 이미지와 대를 이어가는 생명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신 한류 4대천왕은 지금 어떤 작품들을 준비하고 있을까. 현재는 영화와 드라마를 망라한 모든 기대작들에 출연설만 무성하다. '별그대'로 중화권 최고 스타로 떠오른 김수현은 200억원 제작비 대작 '권법' 주연 물망에 잠시 올랐다가 이를 거절한 후 쏟아지는 시나리오 속에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김수현은 두 드라마 KBS 2TV ‘프로듀사(가제)’와 MBC ‘밤을 걷는 선비’ 주인공이 거론되는 중이다.
최근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 완결판을 통해 성공적으로 스크린 데뷔를 마친 이민호도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황. 최소한 '200만 관객을 보장하는' 대세 배우 김우빈의 차기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드라마 ‘상속자들’로 최고의 인기를 누린 김우빈은 스타 작가 홍정은, 홍미란이 집필하는 ‘제주도 개츠비(가제)’ 주인공 출연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김우빈 측도 “출연 제안을 받고 긍정적으로 논의 중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주도 개츠비’에 출연을 최종 결정할 경우, ‘상속자들’ 이후 약 1년 5개월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것이라 더욱 관심이 높다.
이종석은 드라마 ‘학교 2013’, ‘너의 목소리가 들려’, ‘닥터이방인’, ‘피노키오’ 등 주연작에서 연속 4연타 흥행에 성공해 다음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종석 측은 “이종석이 최근 한국 작품 제안은 물론 중국 작품의 출연 제의가 급증 하고 있다. 좋은 시나리오와 좋은 캐릭터를 중점적으로 좋은 작품을 신중히 고르기 위해 틈틈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차기작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