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들이 불안을 떨쳐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회피하거나 주저앉는 경우도 있지만, 정상급 선수들은 적극적인 노력으로 자신을 막아선 벽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 그래서 불안은 때론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프로야구 선수들 중에는 좋은 성적을 올리면서도 불안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예가 민병헌(두산 베어스), 그리고 손아섭(롯데 자이언츠)이다. 남들이 들으면 배부른 소리라고 할만도 하지만, 이 둘에게서는 항상 절박함이 묻어난다.
훈련 양에 있어서는 누구와 비교해도 자신 있다고 항상 말하는 민병헌은 지난 11일 목동구장에서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도 평소와 같은 모습이었다. 경기 취소가 결정된 뒤 만난 민병헌은 “천부적으로 타고난 선수가 아니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 2년간 타율 3할을 해냈지만 처음과는 다른 불안이 또 있다”고 말했다.

이런 민병헌이 자신을 달래는 방법은 오로지 연습이다. 신혼여행에 가서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고 할 정도니 더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지난 시즌 타율 3할4푼5리, 12홈런 79타점으로 종횡무진 활약했지만, 민병헌은 “몇 년은 더 해야 이 불안함이 조금 없어질 것 같다”고 말한다.
그 시기를 확실히 설정하지는 않은 민병헌은 “불안해지지 않을 때까지는 계속 야구생각만 하려고 한다. 스프링캠프 때는 방에서도 항상 방망이를 곁에 두고 있었고, 심심하면 스윙을 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룸메이트였던 최재훈이 그런 민병헌을 보고 ‘하루라도 아무 생각 없이 쉬어보라’고도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심심하면 스윙을 한다고 했으니 하루에 얼마나 연습을 하는지는 묻지 않아도 상상이 될 정도다. 누가 들어도 놀랄 수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이 어떤 면에서 손아섭과도 비슷한 것 같다고 하자 민병헌은 “손아섭이 아시안게임 때 내가 훈련하는 것을 보고 혀를 내두르더다. 그리고 나서 나를 따라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연습벌레 손아섭이 보기에도 민병헌은 병적이라고 할 만큼 훈련 양이 많다. 민병헌은 “요즘도 손아섭과 이야기를 하면 ‘지금은 (야구밖에 모르는) 그 병 고쳤느냐’고 묻는다”며 기분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는 “이번 시즌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국가대표 1번타자 민병헌이 1년 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넘어 한 단계 더 도약하게 될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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