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브로 3K 레일리, 진짜 무기는 따로 있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3.12 06: 15

"저 커브가 시즌때도 저렇게 떨어진다면 타자들이 적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저렇게 커브가 좋은 선수일줄은 몰랐다."
11일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를 지켜보던 부산 MBC 최효석 해설위원이 한 말이다. 이날 선발투수는 롯데 좌완 브룩스 레일리였는데, 레일리는 3이닝을 볼넷 1개 안타 2개만 허용하고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피안타 2개 가운데 하나는 내야 수비 실책성 플레이가 내야안타로 인정된 것이었다. 3이닝동안 LG 타자 가운데 레일리의 공을 제대로 맞힌 건 중전안타를 친 김용의가 전부였다.
베일에 가려있던 레일리가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 첫 선을 보인 순간이었다. 최고 148km의 속구는 타자 무릎 아래에 주로 들어가며 안정적인 제구력을 보여줬고, 1회 문선재-채은성-최승준 우타자 3명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몸쪽 커브는 결정구로 쓰기에 충분했다. 레일리는 카운트를 잡는 120km 초반 느린 커브와 헛스윙을 유도하는 120km 후반 빠른 커브를 섞어 던졌다.

캠프에서부터 레일리의 공을 많이 받아 본 장성우는 "커브가 정말 좋다"고 엄지를 세워보이기도 했는데, 그의 말처럼 타자들이 쉽게 공략할 공은 아니었다.
그런데 정작 레일리는 커브가 주무기가 아니다. 메이저리그 시절 레일리의 결정구는 슬라이더에 가까웠다. 시카고 컵스 소속이었던 2012년에는 패스트볼을 절반 정도 던졌고, 컷 패스트볼을 30%, 커브 12%, 체인지업 9%씩 구사했다. 2013년에는 패스트볼만 60% 정도 구사했고 슬라이더 25%, 커브 8%, 체인지업 7%를 던졌다. 메이저리그 통산 커브 구사비율은 10.6%에 불과했다.
경기 후 레일리도 "커브는 내 주무기가 아니다. 오늘은 1회에 커브를 던졌는데 움직임이 좋아서 계속 던져봤고 결과도 좋았다. 2회 부터는 체인지업을 시험하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레일리는 LG를 상대로 44개의 공을 던졌는데 커브는 10개를 구사했고, 1회에만 6개 3회 4개씩 던졌다. 본인이 주무기라고 밝힌 슬라이더는 하나도 던지지 않았다.
시범경기는 컨디션을 점검하는 무대다. 레일리도 본인만의 무기를 너무 일찍 공개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커브가 한국무대에서 통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것 만으로도 레일리는 11일 첫 등판에서 많은 걸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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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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