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폼 교정 효과가 나타나는 것일까.
지난 겨울 한화 김성근 감독이 가장 매달린 부분은 바로 투수력이었다. 지난 6년 연속 평균자책점 최하위에 그치며 암흑기를 보낸 한화에 있어 마운드 강화는 필수였다. 이를 위해 김성근 감독은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투수들에게 맨투맨 지도를 아끼지 않았다. 그 핵심 사안이 바로 투구폼 교정이었다.
베테랑이든 신예든 가리지 않고 거의 대부분 투수들이 투구폼 교정 작업을 거쳤다. FA로 합류한 배영수·송은범·권혁은 물론 베테랑 박정진까지 팔 스윙에 작은 변화를 줬다. 투구폼 교정이라는 게 워낙 민감한 작업이다 보니 김 감독과 선수들 모두가 "시간이 모자라다"고 입을 모았다. 우려 섞인 시선도 컸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조금씩 투구폼 교정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 SK를 상대로 인상적인 대전구장 신고식을 치른 권혁이 대표적이다. 이날 권혁은 시범경기 첫 등판을 갖고 2이닝 동안 볼넷 1개를 허용했을 뿐 안타없이 탈삼진 4개 포함 무실점 위력을 펼쳤다.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투구였다.
권혁은 김 감독은 집중적으로 투구폼을 봐준 투수. 팔을 높이고 릴리스 포인트를 앞으로 가져오도록 했다. 캠프 연습경기 때만 하더라도 폼이 완성되지 않아 불안한 투구가 이어졌지만 추가 훈련까지 소화하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권혁은 "캠프 기간 동안 연습량이 많았고, 릴리스 포인트를 앞으로 가져오며 전보다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도 "권혁이 많이 좋아졌다. 추가 훈련 효과가 이제 나타났다"고 반색했다.
권혁뿐만이 아니다. 우완 송창식도 투구폼을 살짝 바꿨다. 그는 "그동안 중심 이동 과정에서 순서가 안 맞는 느낌이 있었는데 릴리스 포인트도 팔을 몸보다 앞으로 끌고 나와 투구 밸런스가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7일 대전 LG전에서 2⅔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김감독도 "캠프에서 연습을 많이 하더니 감을 찾았다"고 말했다.
사이드암 허유강도 빼놓을 수 없다. 허유강은 11일 SK전에서 이재원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1실점했지만 나머지 두 타자를 깔끔하게 범타 처리하며 안정감을 보였다. 오키나와 캠프 포함 최근 8차례 실전등판에서 10이닝 2실점. 지난해와 가장 달라진 것으로 투구폼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감독님과 함께 투구폼을 교정했다. 중심이동이 빨랐는데 그것을 뒤에 두는 식으로 바꿨다. 중심을 잡아놓고 파워포지션에서 천천히 나가는 것"이라며 "제구가 어느 정도 잡히고, 볼도 좋아지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안정된 제구와 볼 스피드까지 상승했다.
2년차 우완 강속구 투수 최영환도 지난해 백스윙이 짧은 폼에서 올해는 크고 길게 바꿨다. 포수처럼 팔이 머리를 넘어오기 전 직각으로 세워두고 던진 그는 폼과 패턴이 쉽게 노출되는 약점을 안고 있었는데 김성근 감독의 팔 스윙 전체를 크고 자연스럽게 가져갔다. 시범경기 첫 등판인 8일 LG전에 ⅔이닝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최영환은 "폼 교정이 거의 다 된 듯하다. 처음에는 조금 왔다 갔다 했는데 점점 적응이 되어간다. 생각보다 볼 스피드도 잘 나왔고, 볼끝이 좋다는 반응을 많이 들었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던져지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배영수와 송은범 그리고 신인 김민우도 투구폼의 교정으로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 과연 김성근 감독의 투구폼 교정이 무너진 한화의 마운드를 완벽히 재건시킬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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