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으라’ 어른을 믿었던 아이들이 다쳤다. 새로운 삶을 꿈꾸던 이주승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고, 늘 밝았던 채빈은 목숨을 잃었다. 어른의 말을 맹신했던 모범생 박건태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13일 오후 방송된 KBS 2TV 드라마스페셜 2015 시즌1 첫 번째 작품 ‘가만히 있으라’에서는 세상 부조리에 침묵했던 형사 찬수(이문식 분)가 경찰 내부 일에 말려들며 자신이 지키려 했던 아이들인 준식(이주승 분)과 딸 다미(채빈 분)를 잃는 모습이 그려졌다.
찬수는 불곰파 작전을 위해 준식을 이용했다. 그는 준식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위험한 현장에서 결국 준식을 놓고 도망쳤다. 준식은 “아저씨, 저 좀 살려주세요”라고 울부짖었지만, 찬수는 이미 떠나고 없었다. 준식은 불에 타 죽을 위기에서 도망쳐 나왔다.
하지만 준식은 그 시각 살해 당한 찬수의 딸 다미(채빈 분)의 살해 용의자가 됐다. 찬수는 준식이 잡혀 있는 유치장으로 향했다. 찬수는 준식에게 “네가 그랬냐”고 물었고, 준식은 “나 아니다. 믿어달라”고 말했다. 찬수는 “도대체 왜 그랬냐”고 준식을 다그쳤다. 준식은 “지켜준다고 그랬잖아. 지켜준다고 약속했잖아”라며 불곰파 작전에서 자신을 이용하고 버리고 떠난 찬수를 원망했다.
하지만 범인은 민혁(박건태 분)이었다. 민혁은 자신이 좋아하는 다미가 준식에게 가려고 하자 이를 막는 과정에서 몸싸움을 했고, 다미를 죽게 만든 것. 민혁의 연락을 받은 경찰서장인 아빠 영한은 현장을 조작했다. 하지만 결국 민혁이 살인자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민혁은 경찰을 피하며 “아빠가 괜찮다고 했다”고 뒷걸음치다가 높은 곳에서 떨어져 생을 마감했다.
찬수는 다시 준식을 찾으려 했지만 이미 어른들에게 이용당하고 상처 받은 준식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찬수는 세상의 부조리에 침묵했던 자신의 행동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지만, 이미 늦었다. 찬수는 부조리에 대항하려는 후배에 “가만히 좀 있어. 가만히. 너랑 나랑 나대다가 잘리면 우리는 누가 지켜주냐”고 했던 말을 떠올리며 자신의 무책임함에 상처만 입고 세상을 떠난 아이들의 생각에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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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으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