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설과 예술의 경계에 선 가인, ‘하와’가 되다 [인터뷰①]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3.18 14: 40

 가인은 하와가 됐다. 성경 속 하와는 뱀의 꼬임에 넘어가 금단의 열매를 먹고 쫓겨나는 인물. 하지만 그가 그려내는 하와는 꽤나 능동적이고 저항적이다. 스스로 규범을 깨고,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자유 의지의 여인. 그렇게 가인은 성경 속 최초의 여성을 섹시하면서도 매력적으로 그려내면서 다시 피어났다.
사실 걸그룹에게 ‘섹시’라는 것은 금단의 열매.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확 끌어 모을 수 있다는 달콤함과, 이미지 소비에 따른 몰락으로 갈 수 있는 위험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이에 걸그룹들은 최후의 보루로 ‘섹시’를 남겨둔다. 선정성의 경계를 넘지 않으면서 아슬아슬하게 섹시함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가인이 넘나드는 경계는 다른 걸그룹들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외설이냐 예술이냐’를 논하는 분위기. 대중은 가인에게 섹시와 선정성을 한 차원 넘어선 평가의 잣대를 들이댄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섹시하기 위한 퍼포먼스를 펼치는 것이 아니라, 메시지 전달과 표현을 위한 퍼포먼스 자체가 섹시하기 때문. 가인의 앨범에는 늘 스토리텔링이 있다. 지난 12일 발매한 네 번째 미니앨범 ‘하와(Hawwah)’도 마찬가지다.

“이번 앨범에도 스토리가 있어요. 수록곡 순서대로 전개가 있는 것은 아닌데, 금기를 깬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를 담았죠. 성경에 나오는 뱀과 아담, 이브, 사과 등을 직접, 간접적으로 표현하면서 비유했어요. 어렵지 않아서 따로 설명을 드리지 않아도 들어보시면 어떤 의미인지 아실 거예요.”
가인은 역시나 당차고 솔직했다. 자신의 퍼포먼스를 외설로 느끼는 사람들도 쿨하게 인정하며 “모두가 같을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술과 외설 사이에 있는 것 같아요. 사실 뭐에 가깝다고 제 스스로가 말씀드리기가 어려워요. 성별에 따라, 나이에 따라, 생활하는 문화권의 차이에 따라 느끼는 것이 다 다를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면서도 “좋든 나쁘든 저와 제 앨범에 관심을 가져주셨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뜨거운 관심 때문이었는지, 음원 성적도 좋았다. 지난 12일 0시 공개된 더블타이틀곡 '애플(Apple)'과 ‘파라다이스 로스트(Paradise Lost)’ 각종 음원차트 1위를 휩쓸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음원차트에서의 성적까지는 예상은 못했어요. 주제 자체가 조금 어려울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성적은 기대하지 말자고 마음먹고 나왔는데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해요.”
이번 활동을 통해 가인은 앞으로 솔로 활동을 이어가는데 큰 힘을 얻었다. 그는 이제 서른을 앞두고 있는 나이를 한편으로는 걱정하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솔직하고 당차서 더욱 섹시한 그이기에 서른이라는 나이가 묘하게 어울린다.
“나이 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어요. 서른 되도 가수를 할 수 있을까 겁을 먹었었는데 좋은 반응들이 힘이 되는 거 같아요. 5년은 더 거뜬히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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