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돋보기] MS 아웃룩, '내손 안의 사무실' 판도 바꿀까?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5.03.19 08: 49

마이크로소프(MS) 아웃룩(Outlook)은 PC에서 상당히 빛났던 존재였다. 이메일을 주고 받는 기능이 기본적인 소프트웨어이지만 그 외 일정관리, 주소록, 메모, 문서 보관 등에도 유용하게 쓰였다. 때문에 아웃룩은 윈도우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PC 사용자라면 절대 다수가 한 번쯤 경험한 필수적인 소프트웨어였다.
하지만 아웃룩의 존재감은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서서히 존재감을 잃어갔다. PC나 노트북을 켜야 작동이 됐던 아웃룩은 언제 어디서든 이용자가 원하는 순간 볼 수 있어야 하는 모바일 환경이 요구됐다. 결국 아웃룩은 지난 1월말 안드로이드용 및 iOS용 앱으로 새롭게 출시됐다.
▲ 첫술에 배부르다

사실상 모바일 환경에는 처음 등장한 아웃룩이다. 하지만 나쁘지 않다.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가볍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엄청난 기능이 탑재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잘 정돈 돼 깔끔하면서도 모바일 공간이란 협소함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디자인적으로도 합격점을 주고 싶다.
이번 아웃룩은 지난해 12월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한 이메일 스타트업 어컴플리(acompli) 코드를 기반으로 한다. 때문에 좀더 조작이 쉬운 인터페이스를 가졌을 뿐 아니라 PC에서 느낄 수 없었던 날렵함이 더해진 모습이다. 여기에 대용량 첨부 파일의 전송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원드라이브, 구글 드라이브, 드롭박스, 박스 등으로 연동 기능을 강화, 사용자의 마음을 십분 헤아렸다. 익스체인지, 아웃룩, 아이클라우드, 구글, 야후까지 동기화가 가능해 통합이 가능해졌다.
단순히 PC 기능을 축소시킨 것이 아니라 모바일용으로 새롭게 탄생한 앱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웃룩 앱은 모바일 환경을 제대로 흡수하고 있다. 받은 메일은 '중요'와 '기타' 두 가지로 자동 분류된다. 또 '퀵 필터'를 통해서는 메일의 읽음, 첨부파일, 플래그 지정 여부로 묶어 볼 수 있다. 특히 각 메일은 일정, 중요받은 편지함 이동, 읽지 않은 상태 표시 등으로 사용자가 세부화해 정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메일 검색만으로도 업무 능률이 향상될 것 같다. 각 메일을 읽지 않아도 오른쪽으로 밀어 '일정'으로 보내거나 왼쪽으로 밀어 '보관'이 용이하다.
특히 iOS의 경우 맨 아래 라인은 극찬을 아낄 이유가 없다. 메일, 캘런더, 파일, 사람, 설정 단추를 노출해 사용자가 빠르게 다른 메뉴로 전환할 수 있다. 이 중 파일의 경우는 복수의 계정일 경우 보관된 모습을 분리해 보여주고 있다. 주소록은 메일 보낸 이를 나름대로의 규칙으로 축약해 보여주고 있다.
반면 이번 아웃룩은 모바일보다 크기에서 좀더 여유가 많은 태블릿용에서는 PC용에 좀더 가깝게 느껴진다. 2개로 분활된 가로 모드 화면을 통해 메일을 보는 효율성을 높였다. PC용과 비슷하다는 면에서 거부감이 덜하다.
▲ 단점도 긍정적으로
단점도 분명히 보인다. 내 주소록이나 연락처와는 별개로 나와 다소 혼란스럽기도 하다. 안드로이드는 연락처와 연동이 된다. 주소록을 바로 볼 수 있다. 반면 iOS용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이메일 통해서 주고받은 이들의 간단한 정보만 볼 수 있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연락처와 연동이 되지 않는다. 또 iOS가 표준이 아니라는 점에서 폰트를 조절할 경우 모양이 다소 애매해진다. 전체적인 틀이 깨지는 모습. 안드로이드에서는 그나마 괜찮다. 중복 메일이나 비슷한 메일, 서로 오고가며 연락을 주고 받은 연관 메일 등도 제대로 구분하지 않는다.
사실 이런 단점들은 굳이 거론하고 싶지 않다. 업데이트 등으로 차차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십수년간 다져놓은 노하우가 어디로 가진 않을 것이라 믿는다. 한 예로 처음에는 외부메일을 받을 수 있는 POP 서버를 아직 지원하지 않아 아쉬웠다. 하지만 업데이트를 통해 이것이 가능해졌다. 이제 처음 선을 보인 앱이라는 점에서 보완해 나가면서 단점도 긍정적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그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오피스 프로그램을 유료 서비스로 운영했다. 하지만 2014년 이 중 일부를 무료로 풀었고 올해 iOS나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는 오피스를 사실상 공짜로 내놓았다. 이런 상태에서 등장한 아웃룩이라는 점에서 사용자에게는 앞으로 더 반갑게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아웃룩 앱의 등장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우선 PC로 대변되는 웹의 시대가 저물고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불리는 모바일 시대의 개막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IT와 연계된 다른 업계에서도 주목해야 한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는 윈도우 기반을 탈피했다. 항상 서로를 의지하며 성장했던 오피스와 윈도우였다. 그러나 모바일 시대가 안드로이드와 iOS로 재편되는 과정에 윈도우가 뒤쳐졌다. 더 이상 오피스와 윈도우의 공조로 버티기에는 버거운 형편이다. 윈도우 가는 길이 곧 오피스의 길이었다. 이제 각자 노선이 필요할 때가 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어컴플리, 하키앱, 선라이즈를 잇따라 인수했다. 어컴플리는 안드로이드와 iOS용 이메일 시스템을 개발하는 업체다. 하키앱은 모바일 앱 충돌 분석 서비스 업체이고 선라이즈는 모바일과 PC에 제공되는 달력 앱 개발회사이다. 본격적인 모바일 시장 경쟁 구도에 뛰어든 것이다.
앱에서 처음 만난 새로운 모습의 아웃룩이다. 하지만 감히 '머스트 해브 앱'으로 강력하게 추천할 수 있어 기쁘다. 앞으로 더 기대를 모으게 만든다는 점에서 계속 이용해 볼 생각이다. 일단 앱을 실행시키는 순간 만족감이 우선 들 것이라 장담한다. 구글에 점령 당한 모바일 이메일 시장이 아웃룩의 등장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만큼 고개를 끄덕이게 한 아웃룩이었다. 사용자의 손 안 판도가 또 다시 요동칠 전망이다.
letmeout@osen.co.kr
맨위 왼쪽이 iOS용 아웃룩, 오른쪽이 안드로이드용 아웃룩, 맨 아래는 iOS용 아웃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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