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되기도 전에 출생의 비밀로 가득한 KBS 2TV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은 끝까지 순항할 수 있을까. 주말 저녁 안방극장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파랑새의 집’이 막장 아닌 이야기로 따뜻한 감동을 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파랑새의 집’의 기자간담회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지병현PD 최명길 이준혁 이상엽 경수진 채수빈 엄현경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지병현PD는 앞으로 드라마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설명했고, 배우들은 본인이 연기하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특히 지병현PD는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시청률 30%대 진입을 넘보고 있는 드라마의 인기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전에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네며 “시청자들이 우려하는 막장으로 갈 생각은 없다. 보는 분들이 가족을 좀 더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PD에 따르면, ‘파랑새의 집’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가족들이 보내는 시간을 그리면서 자신을 길러준 사람인 어머니에 대한 의미를 전달한다고. 그 중심에 있는 선희 역 최명길 역시 “헌신적인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 일깨워주고 싶다. 서로 부대끼며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한 번 더 느끼고 싶다. 앞으로 보여드릴 부분이 더 많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파랑새의 집’이 되겠다”는 각오를 전하며 애정 어린 시선을 당부했다.
지PD가 말한바 대로 ‘파랑새의 집’은 아직 이렇다 할 사건이 등장하지 않는 중. 방송 4회 만에 ‘파랑새의 집’ 최현경 작가가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하고, ‘내일도 칸타빌레’를 집필했던 박필주 작가가 바통을 이어받은 ‘파랑새의 집’은 각 집안에 얽힌 출생의 비밀이 나열식으로 등장하며 아직 하나의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아직까지는 혈연을 넘어선 어머니의 위대한 사랑, 오포세대의 현실을 함께 겪어내고 있는 부모와 자녀들의 이야기를 끌고 나가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극을 더욱 풍성하게 끌고 나가기 위해 부모대의 꼬인 인연 위에서 어려운 러브라인에 시동을 걸고, 각자의 성장 스토리를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이준혁 이상엽 채수빈 경수진 엄현경 등도 각 캐릭터의 성장을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극중 재벌 2세 역할로 자유분방한 사고방식의 소유자, 현도 역을 연기하는 이상엽은 “워낙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면서 뭔가 가지고 싶은 건 다 가졌기 때문에 욕구가 크지 않다. 절박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차별돼 튀어 보이는 것 같다. 현도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지금 감정에 충실하게 사는 사람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민폐가 될 때가 많았다. 앞으로 회를 거듭할수록 철이 드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하며 은수(채수빈 분)와의 러브라인을 통해 달라질 그의 모습을 귀띔했다.
안정적인 직업인 교사직을 그만두고 작가의 꿈을 쫓는 영주를 연기하는 경수진은 “교사라는 직업은 부모에게 효도할 수 있지만, 과연 내가 행복할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을 했다. 영주는 작가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시기인 것 같다. 자기 꿈을 찾아가는 영주를 긍정적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현도(이상엽 분)가 지완(이준혁 분)과 은수를 연인사이로 오해했을 정도로, 피가 섞이지 않는 남매인 이들의 미묘한 관계, 또 지완과의 러브라인에서 ‘권력’을 무기로 휘두르겠다는 미진(엄현경 분)과 사회 초년생 영주와의 러브라인 갈등 등 이제 시작할 이야기가 가득한 '파랑새의 집'이 막장 노선에서 탈피한 건강한 가족극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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