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헤비 베이스(Heavy Bass)’ 이후 만 10년 만이다. 피타입은 10년 전 ‘돈키호테’를 부르던 자신을 상대로 ‘돈키호테2’를 준비했다.
20일 정오 피타입의 정규 4집 ‘스트리트 포어트리(Street Poetry)’가 베일을 벗었다. 타이틀곡 ‘돈키호테2’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 ‘돈키호테’의 두 번째 버전. ‘같은 바이브와 같은 라임으로’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헤비 베이스’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의 삶은 역시 힙합이다. ‘돈키호테2’에는 그가 지난 시간 고민하고, 또 고뇌해 왔던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다. 담담한 듯 또박또박 뱉어내는 그의 가사에는 ‘내 가슴에다 내가 쓴 내 가사인데 넘어서야 내가 산데 10년 전의 전설이 내 상대’ 등 과장 없고 꾸밈 없는 그의 생각이 담겨 있다. 예나 지금이나 기발한 라임과 몰입도 높은 음악이 듣는 이를 감탄하게 한다.
피처링은 바버렛츠가 맡았다. 이들 특유의 그루브와 풍성한 화음이 곡에 또 다른 묘미를 줬다. 가사에는 ‘그저 시간이 좀 흐른 것뿐, 계절이 몇 번 오간 것뿐. 같은 밤, 같은 vibe, 같은 rhyme’ 등 전체적으로 곡과 밀접한 내용이 담겼다. 피타입과 바버렛츠가 이어가는 음악이 주고 받는다기 보다는 하나로 어우러진 느낌이다.
피타입은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돈키호테2’라는 제목부터 부담이 있었다. 과거에 힙합 불모지인 신에서 개척하겠다는 포부였다면 이제 ‘나는 어떤 돈키호테여야 하나’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그냥 이 고민하고 있는 내가 10년 지난 돈키호테의 모습이었다. 나를 포장하지도 말고, 그렇다고 해서 영광을 못 누려서 초라하다고 생각하는 거도 없이, 그냥 이렇게 담아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피타입이 지난 2004년 발표한 데뷔 앨범 ‘헤비 베이스’, 그리고 타이틀곡 ‘돈키호테’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한국 언더그라운드 힙합 최고의 역작으로 불린다. 끊임 없이 운율을 연구하고, 힙합을 음악 그 이상의 문화로 접근한 피타입의 10년 세월이 ‘돈키호테’ 두 번째 이야기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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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뉴뮤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