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투명인간' 폐지, 강호동 탓인가 빗나간 프로인가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3.20 16: 54

KBS 2TV 예능프로그램 '투명인간'의 폐지를 놓고 일부에서는 또 한번 강호동 위기론을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투명인간'의 경우는 아이템의 실패라고 보는 편이 더욱 맞는 듯 하다.
20일 방송계에 따르면, '투명인간'은 오는 4월 1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한다. 강호동 외에도 하하, 김범수, 정태호, 강남, 육성재 등이 출연, 지난 1월 7일 첫 방송된 '투명인간'은 최근 분위기 쇄신을 꾀했지만 결국 종영 수순을 밟게 됐다.
사무실을 찾아가 업무에 지친 직장인들과 게임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던 것에서, 직접 현장에서 작업을 체험하고 업무를 마친 직장인들에게 가마솥밥을 지어 회식하는 내용으로 콘셉트가 바뀌었다. 하지만 새로운 콘셉트 역시 시청률을 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실 이 프로그램은 강호동이 메인 MC이긴 했지만, 강호동에게 힘이 집중된 프로그램은 아니다. 즉 강호동의 압도적인 진행 방식이 어울리는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방송을 거치면서 포맷과 패널 조합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받았다. 일반인 참여 예능에서는 일반인이 출연자보다도 돋보이는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부족했고, 멤버 조합은 특별한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제 강호동이든, 그리고 국민 MC 유재석이든 혼자서 흥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유재석이 MC로 나섰던 KBS 2TV '나는 남자다' 역시 시청률 부진으로 폐지된 바 있다. 중요한 것은, 시청자가 이제 어떤 부분에 민감하게 반응하냐는 것인데, 강호동이나 유재석 한 명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소리다. 여러 명의 MC들이 그려내는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아이템이 얼마나 입맛에 맛는지가 우선이다. 즉 이제는 MC한 명의 역량보다도 트렌드를 이끌거나 재빠르게 따라가는 아이템이 먼저다.
자숙을 끝내고 돌아온 강호동이 새로운 예능 환경에 잘 맞지 않는 진행 방식이 문제라는 의견도 있지만, 강호동 자체의 예능감은 여전히 녹슬지 않았다는 것이 방송계의 중론이다.
그가 오래 전부터 해 온 SBS '스타킹'이나 잘 유지하고 있는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 같은 경우 일단 포맷이 안정적이고 강호동을 비롯해 출연자의 개성이 골고루 드러난다. 그러나 '투명인간' 같은 경우는 일반인을 웃기고 게임을 해야 하는 포맷 자체가 에너지 넘치는 강호동에게는 갑갑하고 잘 맞지 않는 옷이였을 수 있다. 그래도 실패 여부를 떠나 꾸준함이 지금의 강호동은 받쳐주는 힘이 될 수 있다.
다만 폐지설을 강하게 부인하며 기자들에게 유쾌한 현장을 보여주고자 했던 출연진을 머쓱하게 만든 '투명인간' 폐지가 안타깝다는 인상은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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