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에 쓸 만한 좌완투수가 또 나왔다. 주인공은 올해 신인인 박성민(23)이다.
휘문고-연세대를 졸업한 좌완 박성민은 지난 20일 잠실구장에서 있었던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를 통해 1군 무대에 데뷔했다. 타구에 손을 맞은 이현승의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등판한 박성민은 1⅔이닝 동안 30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2볼넷으로 KIA 타선을 실점 없이 틀어막았다. 2-2로 비긴 이날 두산 마운드에서 이원재(2이닝 무실점)와 함께 가장 주목받았던 것이 바로 박성민이다.
작은 키(프로필 상 171cm)로 인해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박성민은 LG에서 활동하다 현재는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는 임찬규와 함께 2010년 휘문고의 대통령배 우승을 이끌었던 투수다.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으나 연세대에서 4년을 갈고 닦은 결과 지난해 8월 열린 신인 2차지명에서 6라운드에 두산의 선택을 받았다. 올해 KBO 등록 선수 중 삼성 외야수 이상훈과 함께 최단신 선수로 기록되어 화제가 된 적도 있었다.

구단에서도 즉시전력으로 평가했다. 신인 지명 당시 두산 스카우트팀의 이복근 팀장은 외야수 사공엽, 투수 채지선을 1군에 가장 가까운 선수로 내다보면서도 박성민을 빼놓지 않았다. “키가 작지만 (공을 놓는)타점은 높다. 최고 구속은 140km지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좋다”는 것이 박성민에 대한 이 팀장의 의견이었다.
퓨처스 팀의 대만 전지훈련에서 박성민을 집중적으로 지켜본 한용덕 퓨처스 총괄코치의 생각도 일치한다. 한 코치는 “워낙 처음부터 타점이 좋았고, 제구도 괜찮았다. 오른쪽 어깨가 빨리 열리는 현상이 있어 대만 캠프에서 문동환 코치와 함께 그 부분을 잡으려고 했는데 잘 된 것 같다”고 평했다.
성장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 코치는 “볼을 아주 실하게 때릴 줄 안다. 슬라이더도 완벽하진 않지만 캠프에서 좋아졌다. 긴 이닝보다는 짧은 이닝을 던지는 게 어울릴 것 같다. 1군에 다른 좋은 선수가 많지만 누군가에게 문제가 생기면 대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타점이 높아 투심을 던지기도 좋은 유형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박성민은 30구 중 투심을 9차례나 활용해 한 코치의 말을 입증했다. 19차례 던진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2km였다.
쉽사리 긴장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박성민은 20일 경기 직후 “갑작스럽게 등판해서 떨리고 할 겨를이 없었다. 나갈 때 조금 떨렸지만 막상 등판하니 그런 게 없어졌다. 나갔을 때 뒤에서 선배들이 파이팅을 외쳐주는 게 신기했다. 빠른 공과 슬라이더가 주 무기인데 프로에 와서 투심을 익혔고, 오늘 시험해봤는데 완벽하진 않았지만 좋아질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작은 키에 움츠러들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줄도 안다. “최단신이라는 점은 장점인 것 같다. 이름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라는 박성민은 롤 모델로 차명주를 꼽았다. 차명주 역시 키는 크지 않은 좌완이었지만 통산 613경기에 출전해 26승 31패 12세이브 80홀드, 평균자책점 4.51로 활약했다. 특히 두산이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01년에는 무려 84경기에서 6승 2패 1세이브 18홀드, 평균자책점 3.42로 팀 우승에 기여했다.
“차명주 선수와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좋아하는 투수도 차명주 선수다. 나도 중간에서 뛰고 싶고, 안정적이고 여유 있는 경기 운영 능력을 배우고 싶다”며 박성민은 닮은꼴 선배와 같은 안정적인 피칭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차명주처럼 팀 우승에도 일조할 수 있다면 박성민도 단순히 최단신으로만 기억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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