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부탁해’가 정규 첫 방송을 맞이했다. 관계도, 성격도 다른 네 부녀의 이야기가 안방극장에 신선한 웃음을 안겼다.
21일 오후 방송된 SBS 새 예능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는 50대 스타 아빠와 20대 딸이 함께 출연하는 가족 예능. 이경규-예림, 조재현-혜정, 강석우-다은, 조민기-윤경 부녀가 출연해 다양한 부녀 관계를 보여준다. 가수 이효리가 내레이션을 맡았다.
이날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송된 후 처음으로 촬영된 분이라 느낌이 색달랐다. 네 부녀의 모습을 방송으로 보고 온 이들은 조금 더 서로를 알게 됐기 때문. 이경규 딸 예림은 아빠에 대해 더욱 애틋해졌지만, 반면 조재현과 딸 혜정은 오히려 민망해 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이경규는 수술을 앞두고 불편한 모습이었다. 이예림은 “수술을 받으신다는 것을 알았는데 정확히 무슨 수술인지 몰랐다. 가슴 근육 쪽이 아프신 거라고 생각을 했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이경규는 아픈 몸에도 방송 촬영을 마무리하고 병원으로 이동했다. 딸이 그와 함께 했다. 비록 아픈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오히려 걱정됐던 이경규였지만, 이예림은 아빠의 모습을 새롭게 보며 애틋함을 느낀 듯 했다.
조재현과 딸 혜정은 이번 기회로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두 사람은 처음에 어색해하며 한 방에도 잘 있지 못했지만, 조재현은 멀리서 딸을 지켜보기도 했고, 이후 딸을 위해 김치볶음밥 요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아빠의 새로운 모습에 조혜정은 “24년 만에 처음 보는 광경”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드디어 시식을 하며 웃음을 참지 못하는 그의 모습이 훈훈함을 자아냈다. 인터뷰에서 조혜정은 “정말 좋았다. 나에게도 이런 추억이 생기는구나, 하면서 정말 좋았다”며 기뻐했다.
강석우와 딸 다은도 행복한 한 때를 보냈다. 두 사람은 함께 식사를 하며 편안하게 대화를 나눴다. 강다은은 “아빠의 존재 자체가 존댓말을 하게 한다”며 쑥스러워했지만, 그럼에도 조금씩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후 강다은은 흰머리가 난 아빠를 보고는 염색을 제안했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염색을 해주겠다며 자신 있게 나섰다. 강석우는 조금 불안해 하면서도 딸에게 맡겼다.
그런가 하면 조민기는 딸과 함께 운전면허 학원에 갔다. 조윤경은 운전 면허를 따긴 했지만 운전 하는 법을 잘 익히지 못했기 때문에, 조민기는 흔쾌히 딸의 교육에 동참했다. 하지만 걱정이 많았던 조민기는 차 뒷좌석에 앉아 딸의 운전 실력을 집중해서 보다가는 결국 훈수를 두고 여러 수다로 말을 걸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방송 초반에는 파일럿 방송을 본 딸들의 인터뷰가 전파를 타기도 했다. 조혜정은 “TV에서 나를 바라 보는 아빠 모습을 보며 눈물이 글썽였다. 또, TV로 나와 아빠를 보는데 우리 둘이 얘기를 하고, 웃고, 길을 걷고 있는 것이 벅찼다. 한 걸음, 한 걸음 가까워 지면 더 좋은 아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경은 “아빠한테 처음 만난 친구 같다고 얘기했는데, 아빠는 내가 그렇게 느끼는지 전혀 몰랐다고 하셨다. 중학교 이후부터 나와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하셨다. 속상하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TV를 보니까 내가 정말 말이 없었구나 생각해서 반성했다. 이제부터는 아빠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다짐해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강다은은 “내 문제점이 많이 보였다. 내가 먼저 대화를 시도하지 않는 게 보였고, 아빠와 대화할 때 내가 편해 보이지 않았다. 나는 밖에 나가면 감정 표현을 잘 하는데 아빠랑 있을 때는 잘 안 됐다. 아빠한테 정말 편한 대화를 할 수 있는 딸의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고 진심 어린 마음을 전했다.
끝으로 이예림은 “다들 여성스러운데 나만 너무 털털하고, 외동딸인데 애교도 없고 무뚝뚝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냥 내가 강아지 때문에 힘들어 하면 아빠는 ‘뭘 그러냐’고 해서 아빠가 밉다고 냉정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것을 알았다. 방송 보면서 친구들이랑 치킨 먹다가 엄청 울었다. 항상 나한테 딱딱하게 말씀 하셔도 속으로는 혼자 많은 생각을 하고 계시는 것 같았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부녀의 관계는 제각각. 하지만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조금씩 서로에게 다가가고 있다. 서로의 진심을 이해하며 조금씩 노력하는 네 부녀가 앞으로 또 어떤 추억을 만들어갈 지 기대가 모인다.
sara326@osen.co.kr
‘아빠를 부탁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