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개봉하는 영화 '스물'에 대한 기대감이 심상치 않다.
개봉이 열흘 이상 남은 상황에 예매점유율 30%를 찍더니, SNS에는 '스물'의 개봉을 기다린다는 글들이 다수 포착되고 있다. 언론 시사 후 영화가 잘 빠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벌써부터 '스물' 관련 기획도 착착 나오고 있는 중이다.
100억원 이상 투입된 대형 영화도 아니도, 박찬욱-봉준호 등 인기 감독의 신작도 아니라는 점에서 이같은 현상은 분명 이례적인 것. 김우빈의 인기가 높다지만, 이같은 현상은 김우빈의 인기 때문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 얼마만에 등장한 통통튀는 한국영화냐
한동안 한국 영화가 '너무' 칙칙했다. 지난 1월 '오늘의 연애' 이후 한국 영화는 '허삼관', '강남1970', '조선명탐정2' '순수의 시대', '살인의뢰' 등 지금 현재의 20대 정서를 건드릴만한 작품이 없었다. '오늘의 연애'도 완성도면에서 호평을 받긴 어려웠다.
그 빈틈을 성공적으로 공략한 게 '킹스맨'이었다. 재기발랄한 B급 정서는 국내에서 티켓 파워가 아주 높다고 할 순 없었던 콜린 퍼스의 네임밸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긴 어렵던 스파이라는 소재를 극복해낼 수 있어던 가장 큰 매력. 또 부의 양극화라는, 20대들이 가장 절감하고 있는 현상과 삼포세대와 엘리트의 만남이라는 독특한 설정도 젊은 세대의 몰입을 끌어내기 충분했다.
'스물'도 지금의 20대가 가장 열렬히 반응할만한 이야기다. 진부한 메시지를 걷어내고, 20살 남자들의 좌충우돌에 집중한 이 영화는 지나치게 긍정적이지도, 비관적이지도, 훈계하지도 않는 쿨한 정서가 큰 호평을 끌어내고 있다.
# 김우빈이 망가진다고?
멋있는 20대 배우 중 한명이 김우빈이 맘껏 망가진다는 소식도 기대를 모으는 요인. 로맨틱 코미디 주연, 한류 배우로의 포지셔닝 등 기존 '멋진' 배우들이 밟던, 화려하지만 좀 진부해진 길을 뒤따르는 듯 하던 김우빈은 이 영화로 코미디로 노선을 확 틀어내며, 다른 한류 배우들과 확실한 차별화에 나섰다.
시사 이후엔 김우빈이 이렇게까지 망가질 줄은 몰랐다는 평. 그가 연기하는 치호는 숨쉬는 게 살아가는 목표. 열 여자 마다하지 않는 바람둥이로 "나 돈 많은 여자 꼬실거야"라는 말도 스스럼없이 하는 인물이다. 아버지에게 용돈을 달라고 떼를 쓰거나 후줄근한 티셔츠에 트레이닝복까지 소화하는 모습은 전형적인 백수 그 자체다.
함께 출연한 강하늘과 이준호도 연기력에 있어 흠잡힐만한 배우는 아니어서 이들이 연기할 생생한 20대 캐릭터에 관심이 쏠린다. 또 '과속스캔들', '써니' 등을 각색하며 코미디 실력을 인정받은 이병헌 감독의 첫 상업 영화라는 점도 기대를 모으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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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