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새로운 멤버를 선발하는 ‘식스맨’ 특집의 판을 점점 키우고 있는 가운데, 후보자들의 독특한 성향과 범상치 않은 입담을 발굴하는 ‘유느님’ 유재석의 진행 내공이 돋보이고 있다. 유재석이 만난 이들은 하나 같이 웃음을 빵빵 터뜨리며 강력한 예비 후보군으로 떠오른 상태다. 유재석만 만나면 평소 재미 없다고 생각한 이들마저 웃기니 즐거움 가득한 출연자들이 죄다 유재석에게 몰린 것인지, 아니면 유재석의 진행이 출연자들의 잠재된 웃음 제조 능력을 발현시킨 것인지 헷갈릴 정도다.
지난 21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제 6의 멤버를 찾는 ‘식스맨’ 특집 2탄이 방송됐다. 이날 방송은 지난 14일 방송된 1탄에 이어 멤버들이 네티즌의 추천을 받아 자의와 관계 없이 ‘무한도전’ 예비 후보로 떠오른 스타들을 만나고 다니는 모습이 공개됐다. 특히 ‘유국장’이라는 별명을 내세우며 출연자들과 대화를 통해 재미를 선사한 유재석이 눈길을 끌었다.
유재석이 이날 만난 사람들은 프로게이머 출신으로 평소 말이 빨라 발음이 부정확한 것으로 유명한 홍진호, 네티즌의 강력한 추천을 받았지만 평소와 다름없이 까칠한 면모를 드러내 웃음을 안긴 배우 이서진, 일명 댄스 신고식까지 하며 출연에 대한 의지를 불태운 방송인 홍진경, 너무도 진지하게 개인기를 보여준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 출연하고 싶은 것인지 부담스러운 것인지 도무지 의중을 알 수 없었던 예능 작가 유병재였다.
평소 ‘무한도전’에 자주 출연하던 인물이 아니었는데 이들은 일단 신선하거나 정말 많이 웃겼다. 홍진호는 시종일관 너무도 부정확한 발음과 ‘무한도전’ 출연에 대한 강력한 희망으로 웃음을 안겼고, 이서진은 너무도 단호하게 출연 의사가 없다고 선을 긋는 바람에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홍진경은 제작진의 눈치를 보며 어떻게든 웃기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박진영은 굳이 출연할 이유가 없어보이는데도 최선을 다해 개인기를 하는 모습이, 유병재는 말만 열면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적인 부족함이 묻어나는 모습이 이른바 ‘현실 웃음’이 터지게 했다.
여기에 출연자들의 행동 하나 하나에 의미를 부여해 웃음기를 강화하거나 친절하게 재밌는 지점을 부각시키는 유재석의 뛰어난 진행 능력이 돋보였다. 유재석은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진솔한 속내를 끌어내거나, 시청자가 행여나 놓치고 지나갈 수 있는 웃음 장치를 한 번 더 강조해 재미를 높였다. 국내 최고의 명 MC로서 다수의 프로그램을 인기를 누리게 만드는 진행자답게 출연자들의 예능 성향을 기가 막히게 잘 부각시켰다. 덕분에 독특해서 재밌거나, 아니면 예능 작법을 활용하고자 몸을 던지는 출연자들의 모습이 좀 더 시청자들에게 크게 다가올 수 있었다.
사실 유재석은 지난 1탄에서도 개그맨 장동민, 배우 주상욱을 만나 즉흥 상황극을 만들거나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게 만들어 재미를 선사한 바 있다. 본격적인 면접 모습이 공개된 2탄에서도 유재석이 만난 사람들은 다른 출연자에 비해 좀 더 즐거움을 유발하는 요소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제작진의 의도든 아니든 유재석에게 ‘웃음 몰아주기’가 된 것마냥 그가 나올 때마다 빵빵 터졌다.
이 같은 결과물이 출연자의 일정 등 제작상의 이유로 재밌는 출연자가 우연히 유재석을 만나게 된 것인지, 아니면 원래 가지고 있는 웃음기 형성 능력보다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게 만든 유재석이기에 벌어진 일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유느님’이라는 다소 손발이 오그라드는 별명이 유재석에게는 정말 자연스러울 정도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는 것은 이유가 있다는 점이다. 그는 어느새 유쾌한 진행으로 시청자들을 웃기는 것을 넘어 고된 일주일을 잊게 만드는 치유의 마법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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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