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아빠를 부탁해', 육아예능에 지친 이들에게 고함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5.03.22 10: 11

SBS 새 예능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가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닳고 닳은' 가족 예능의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해준 셈이다.
지난 21일 오후 '아빠를 부탁해'의 정규 방송이 시작됐다. 지난 설 연휴 파일럿으로 전파를 타며 최고 기대작으로 떠오른 '아빠를 부탁해'는 뜨거운 기대에 결과물로 보답했다. 요란하지는 않지만, 고요하고 자연스런 부녀의 이야기가 파일럿 당시만큼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
이날 방송에서는 파일럿 방송 이후에도 여전한 네 부녀의 이야기가 등장했다. 그러면서도 네 부녀가 보여주는 자그마한 변화가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경규, 조재현 부녀의 변화가 시선을 모았다. 여느 평범한 집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두 아빠의 두 딸이 서로를 향해 한발씩 내딛는 광경은 큰 울림을 선사했다.
여전히 어색한 조재현 부녀는 그래도 함께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며 가까워지려 노력했다. 조재현은 서툰 솜씨이지만 딸 혜정을 위해 김치볶음밥을 만들었고, 딸은 기꺼이 맛있게 아빠가 만든 음식을 먹었다. 한 순간에 친구 같은 부녀가 될 수는 없겠지만, 한발 한발 서로에게 다가가려는 부녀의 노력이 시청자들로부터 깊은 공감을 얻어냈다는 평이다.
강하기만 한 줄 알았던 아빠의 약한 면을 보여준 이경규 부녀 또한 시청자를 움직였다. 거대하게만 보였던 아빠 이경규가 환자복을 입고 두려운 검사와 시술을 참아내는 모습에 딸 예림은 평소와는 다른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빠의 보호자로서 몸이 좋지 않은 아빠를 지켜보는 딸의 모습은, 이제는 어른이 된 모든 자식들의 마음을 울렸다.
사실 '아빠를 부탁해'는 그리 새롭지는 않은 포맷이다. 수많은 가족 예능이 있었고, '아빠를 부탁해'도 그 중 하나다. 대세가 된 지 오래인 육아 예능에서 곁가지를 친 부녀 예능이기도 하다.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아빠와 아이의 관계를 담아낸다면, '아빠를 부탁해'는 아빠와 이제는 어른이 된 아이의 관계를 그려낸다.
그러나 의외의 결과물이 나왔다. '아빠를 부탁해'는 흔하디 흔한 가족 예능, 육아 예능이 아니었다. 시작은 흔했지만, 그 결과는 남달랐다. 아이의 귀여움이 없더라도, 흥행 요소는 충분했다. 공감의 힘, 그것은 삼둥이의 재롱 만큼이나 강했다.
제작진은 출연진에 대한 개입 없이 이들의 자연스런 일상을 담아낸다는 계획이다. 일상 속에서 부녀의 관계가 변화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그리며 공감을 얻어내겠다는 것. 부녀 예능 '아빠를 부탁해'는 이렇게 공감을 무기로 가족 예능의 새 길을 만들어냈다.
'아빠를 부탁해'는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4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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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부탁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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