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당이어도 매력적이다. 배우 정겨운이 자꾸만 발생하는 일명 ‘삑사리’가 민망할 법도 하지만 꿋꿋하게 열정을 불태우며 긍정적인 기운을 풍겼다. 성냥 병사, ‘삐겨운’, 유리 성대라는 다수의 별명이 붙을 정도로 웃기면서, 굴하지 않는 긍정적인 매력이 오래도록 잔상으로 남았다.
정겨운은 지난 22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에서 멀쩡한 허우대를 뒤집는 반전 매력을 쏟아냈다. 바로 군대 영화를 찍을 법한 뛰어난 ‘비주얼’을 가지고 있는 정겨운. 하지만 목청을 높일수록 음이탈이 발생한다는 슬픈 고백은 이날 방송의 주인공이 그가 될 것임을 예감하게 했다.
그는 이날 그 어떤 훈련을 받더라도 ‘삑사리’가 났다. 바로 소리를 높일수록 목소리가 갈라져 음이탈이 발생했다. 정겨운은 “11년 전 현역 복무 당시에도 그랬다”라고 고백하는 한편 “연기할 때도 그렇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도 기죽지 않았다. 그는 “현역 복무 때는 뭘 하겠다고 나서 본 적이 없다.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면서 분대장을 하겠다고 자원했다. 동기들이 실수를 하면 대표로 혼나는 일이 많아 모두들 피하고 싶어 했지만 그는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상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덕분에 동기들 앞에서 소리를 높여 대표하는 일이 잦았고, 동시에 음이탈도 반복됐다.
진지한 훈련을 받다가 소리가 갈라져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비록 동기들과 시청자들은 그의 음이탈에 웃음을 터뜨렸지만 정겨운은 물론이고 조교와 소대장, 중대장 모두 목소리보다 열정적으로 임하는 훈련 자세를 중요시 했다. 사실 이날 정겨운은 음이탈뿐 아니라 성냥병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워낙 열심히 하려고 달려드는 까닭에 체력 분배를 하지 못해 체력 단련 중 초반 좋은 성적과 달리 중간의 보통 성적을 받았기 때문.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는다”는 소대장의 평가는 그가 불타오르는 화력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웃음 장치로 만든 대목이었다. 동시에 활활 불타올랐다가 이내 시들시들해지는 그의 표정이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다. 열심히 하려고 하나 어딘지 허술하기 때문. 친근해서 매력적인 정겨운 때문에 ‘진짜 사나이’ 시청자들은 시종일관 웃었다. 동시에 그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다.
목소리 실수가 반복됐고, 체력도 그리 뛰어난 편은 아니었지만 열심히 하려는 긍정적인 자세가 인상적이었다. 사실 ‘진짜 사나이’와 같은 예능에서 다소 망가지는 모습은 스타들을 친근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연기로 대중을 만날 때와 달리 좀 더 진솔하게 보일 수 있는데, 정겨운은 예능 출연의 기본적인 효능과 함께 귀여운 ‘허당 반전 매력’으로 더 많은 호감도 상승을 이끌었다. 반복되는 ‘삑사리’가 중독될 정도로 안방극장에 강력한 인상을 암긴 정겨운이 앞으로 ‘진짜 사나이’에서 어떤 군인으로 성장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군 체험을 하는 예능프로그램인 ‘진짜사나이’는 현재 배우 임원희, 개그맨 김영철, 요리사 샘 킴, 전 농구선수 김승현, 배우 이규한, 정겨운, 언터쳐블 슬리피, 슈퍼주니어 강인, 방송인 샘 오취리, 보이프렌드 영민·광민이 출연하고 있다. 이날 내레이션은 배우 이다희가 맡았으며, 멤버들은 육군 23사단 철벽부대에서 신병 교육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스타들이 군 생활을 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평소 무대나 작품 속 모습과 달리 좀 더 인간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구성으로 스타들의 매력을 재발견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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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사나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