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불합리한 방송제약도 객관적인 수치 앞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솔로로 활동 중인 JYJ 김준수는 뮤직비디오 조차 방송에서는 보기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신곡 ‘꽃’으로 각종 음악방송에서 1위 후보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수년간 방송 없이 공연과 앨범만으로 팬들을 찾고 있지만 여전히 건재했다.
김준수는 지난 3일 발매한 세 번째 솔로 정규 앨범 ‘플라워(Flower)’ 타이틀곡 ‘꽃’으로 KBS ‘뮤직뱅크’와 MBC ‘쇼 음악중심’ 에서 1위 후보에 올랐다. 아쉽게 1위까지는 닿지 못했지만, 그것만으로도 놀라움 결과였다. 이에 기분이 좋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았던 모양이다. 그는 지난 21일 태국 방콕 썬더돔에서 ‘2015 시아 써드 아시아 투어 콘서트인 방콕-플라워(2015 XIA 3rd ASIA TOUR CONCERT IN BANGKOK -FLOWER)’ 개최를 앞두고 진행된 기자 회견을 통해 “음악방송 1위 후보에 오른 것을 알고 만감이 교차했다”고 말했다.
“기획사 직원분들에게 음악방송 1위 후보에 올랐다는 기사가 올라왔다고 전해 들으면서 알게 됐어요. 좋게 생각하면...기분이 좋아야겠죠? 되게 감정적으로 복잡하더라고요. 좋게 생각하면 4집, 5집까지 활동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웃음). 특별하게 생각하려고 하지는 않아요.”
마냥 좋지만은 않았던 모양. 김준수는 아쉬운 점들을 토로했다. 하지만 질 높은 공연을 통해 활동하는 돌파구를 찾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드리려고 노력 중이다.
“동등한 조건에서 노래를 선보이고, 그러면서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죠. 그런데 그만큼 공연에 더 힘을 쏟을 수 있고, 그렇게 지금까지 공연을 기획해오면서 기존 가수들과는 차별화되는 노하우나 경험을 터득한 거 같아요. 그게 저의 강점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번 앨범 ‘플라워’. 김준수는 새롭고 다채로운 퍼포먼스로 공연을 만들기 위해 먼저 공연 전 발매한 이 앨범을 정성과 열정으로 가득 채웠다. 트랙리스트 순서까지 꼼꼼하게 신경 썼다. 그래서일까. 그는 타이틀곡만이 아닌 앨범 전체를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물 흐르듯 잘 넘어갈 수 있게 앨범 리스트를 스토리에 맞게 차례로 구성했어요. 기승전결이 있죠. 좋은 곡 5번에 넣는 경우가 있는데, 전 그렇지 않아요.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주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어떤 메시지가 담겼을까. 김준수는 이번 앨범에 자신의 이야기도 투영했다고 한다.
“‘플라워’에 담긴 메시지는 다양해요. 물론 저의 이야기도 담겼죠. 꽃이라는 것이 주는 이미지가 산뜻하고 고귀하고 아름다운 느낌이 있잖아요. 그런데 꽃이 항상 만개하고 필 수만은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피려고 노력하는 꽃, 피었는데 꺾이는 꽃도 있을 수 있겠죠. 만개하려고 노력을 하는 모습을 통해 항상 꿈을 가지고 노력하는 청소년에 대한 메시지로도 해석할 수도 있고요.”
사실 방송 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10곡이 넘는 곡을 담은 정규 앨범을 발매한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비용면에서도 상당한 부담이 따르는 일. 솔로 정규앨범만 벌써 세 번째지만, 김준수는 “용기가 필요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저와 같은 상황에서 10곡 이상이 수록된 앨범을 내는 가수는 아마 없을 거예요. 굉장한 용기가 필요하죠. 그렇다고 해서 싱글로 한 두곡정도를 내고 일 년 만에 팬들과 만나는 콘서트를 꾸릴 수는 없잖아요. 그건 배신이라고 생각해요. 매번 제 공연을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새로운 곡들을 완벽하게 보여드려야죠.”
자주 자신을 보여줄 수 없음에도 여전히 자신의 음악과 무대를 지지해주고 사랑해주는 이들이 있기에 김준수는 가수로서 존재하고 있다. 이에 그는 마지막으로 “매 순간이 기적 같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매번 콘서트를 기획할 때마다 늘 하는 걱정이 있어요. 많은 분들이 와주실까. 나를 잊지는 않았을까 하는 것이죠. 노출이 많지 않은 가수인데 콘서트에 와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것을 보면 지치지 않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다음 앨범을 준비하는데도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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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