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코부터 찌질이까지...이준이 달라졌어요[스타탐구]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3.23 07: 06

예상치 못한 행보다. 연기자로 전향한 이준이 멋지지 않은 모습으로 진짜 연기자가 되고 있다.
이준은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를 기점으로 완전히 연기자로 전향했다. 엠블랙을 탈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공개된 그의 행보는 탁월했다. 무대 위에서 멋진 춤을 추는 이준을 깨끗하게 지울 만한 지질이 역할이었기 때문. 아이돌이나 스타가 아닌 진짜 연기자가 되려는 이준의 노력이 엿보이는 선택이었다.
극 중 그가 맡은 역할은 한정호(유준상 분), 최연희(유호정 분)의 아들인 한인상. 최상류층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어깨에 짊어진 부모의 기대 만큼이나 지질한 성격을 가졌다. 그런 인상에게 서봄(고아성 분)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출산한 일은 그가 갑자기 한강물에 뛰어들 생각을 했던 것처럼 쇼킹한 일이다. 물론 이 자살 시도 조차 차가운 한강물에 놀라고 함께 뛰어든 봄이에 놀란 인상의 지질한 마무리로 끝났지만.

이 뿐 아니라 이준은 인상을 연기하며 숨소리조차 꾸며낸다. 인상이 긴장할 때 내는 거친 숨소리는 매우 과장됐지만, 또 그렇기에 비현실적인 인상의 상황을 잘 표현한다. 봄의 부모를 처음 만나게 된 그가 잔뜩 겁을 먹은 채 내는 거친 숨소리, 그리고 울먹임, 그리고 더듬는 말투는 인상의 캐릭터를 잘 표현해주는 디테일이었다.
아이돌로 시작해 연기자로 전향했고, 연기를 시작할 때부터 유망주였다. 멋진 역만 고집하고, 멋진 모습으로만 카메라에 비춰지길 바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준의 선택은 남달랐다. 멀끔한 외모로 지질한 인상으로 변신한 이준은 이미 아이돌의 이미지를 벗는 데에 어느 정도 성공한 모습이다.
사실 그의 선구안은 '풍문으로 들었소' 이전부터 시작됐다. 이준의 진가가 특히나 드러난 작품은 지난해 6월 방송된 tvN 드라마 '갑동이'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사이코패스 류태오 역을 맡았는데, 당시 진짜 '미친 사람'이 된 모습에 매회 호평이 쏟아졌다. 이준이 대중에게 있어 엠블랙이 아닌 연기자의 옷을 입기 시작한 것도 이 때였다.
또한 이준은 스크린에서의 행보도 독특했는데, 아이돌로서는 파격적인 베드신이 등장하는 영화 '배우는 배우다'에 과감히 출연했던 것. '배우는 배우다'는 파격적인 필름으로 이름난 김기덕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고, 그가 제작한 영화다. 이준과 김기덕, 어울리지 않을 법한 이 조합 덕분에 그는 필모그래피에 인상적인 흔적을 남길 수 있었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첫 방송 이후부터 큰 화제롤 모으고 있다. 시청률로는 평가할 수 없는 호평들도 이어지고 있는데, 이 중 이준의 칭찬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수많은 연기돌이 있지만, 이준은 유독 돋보이는 행보를 걷고 있다. 아니 오히려 연기돌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진짜 연기자로 완성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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