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들’이 종영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극과 극 신분으로 두 개의 삶을 살았던 정유미의 운명이 마지막 전환점을 맞을지 시청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JTBC 금토드라마 ‘하녀들’(극본 조현형, 연출 조현탁) 초반 국인엽(정유미 분)은 개국공신 세도가의 무남독녀 외동딸로, 한양 제일의 킹카 김은기(김동욱 분)와 정혼하며 세상 부러울 것 없는 첫 번째 인생을 살았다. 가마 리턴과 비단길 갑질 등으로 1등급 양반만이 지닌 위세를 아낌없이 과시했던 그녀는 철없지만 어쩐지 미워할 수 없는 새침데기 아씨의 매력으로 안방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이후 국인엽은 고려의 재건을 도모하는 만월당 김치권(김갑수 분)의 계략으로 아버지 국유(전노민 분)를 여의고 양반 인생의 파국을 맞으면서 제 2의 삶을 시작했다. 허응참(박철민 분) 댁의 하녀가 된 그녀는 온갖 멸시와 굴욕을 당하며 여러 차례 자살을 기도했으나 매번 목숨을 구해준 무명(오지호 분)의 도움으로 점차 하녀생활에 적응,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강인한 여성으로 변모해갔다.
그런 가운데, 지난주 방송된 18회에서는 가족이나 다름없었던 하녀 사월(이초희 분)의 죽음으로 또 한 번 내적 변화한 국인엽의 모습이 그려졌다. 국인엽은 자신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사월의 복수를 다짐하며 전에 없던 독기를 품었고, 그녀를 도발하는 허윤옥(이시아 분)에게 목표달성을 위해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을 예고하며 서늘한 분위기를 자아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남은 방영분에서는 사월과 국유의 복수를 향한 국인엽의 마지막 혈투가 중점적으로 그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성계(이도경 분)와 손을 잡은 만월당과 이를 견제하는 조선의 왕 이방원(안내상 분), 그리고 살수로 길러진 왕자 무명. 이 모두의 중심에 있는 국인엽이 그들과 얽히고설킨 관계를 정리할 해답을 마련하고 스스로 제 3의 삶을 쟁취하는 진취적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하녀들’은 오는 28일 20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kangsj@osen.co.kr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