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진짜사나이’ 김영철 오버 DNA, 어떻게 호감이 되었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3.23 11: 10

개그맨 김영철이 새로운 전성기를 열었다. 올 초 ‘무한도전’,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연달아 출연하더니만, 이번엔 ‘진짜 사나이’를 통해 안방극장에 웃음 폭탄을 제대로 터뜨렸다. 한때 자신의 단점으로 여겨졌던 과도한 표정 연기가 이 프로그램에서는 ‘오버 DNA’라는 웃음 장치로 활용되며 호감을 사고 있다.
김영철은 현재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에 출연 중. 군 체험을 하는 이 프로그램은 웃음을 무기로 하는 개그맨보다는 가수나 배우가 좀 더 주목을 받았던 것이 사실. 예능인보다 출연 빈도가 적어 자신의 민낯을 노출하지 않았던 가수나 배우들이 관찰 예능에서 부각되는 것은 아무래도 ‘보여줄 카드’가 많기 때문일 터다.
때문에 김영철이 시즌 2 멤버로 합류한다 했을 때 관찰 예능에서 행여나 너무 튀는 행동을 해서 반감을 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사기도 했다. 보통 개그맨들이 진솔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리얼 예능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것 때문에 가능한 걱정이었다. 일명 '오버'를 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많이 맞은 경우가 많다. 더욱이 김영철은 '오버'를 개그 장치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으니 부정적인 시선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어떻게 보면 개그맨들은 언제나 진솔하고 친근한 모습으로 대중을 만나기 때문에 관찰 예능에서 큰 활약을 못하는 구성상의 한계가 있는 것인데 말이다.

허나 김영철은 달랐다. 군대는 같은 행동을 해도 사람을 다르게 보게 만들었다. 김영철은 일단 이 프로그램에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개그맨으로서의 웃음 형성 본능을 숨기지도 않고 그렇다고 군대인데 과도한 설정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지 않는다. 바로 적절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
지난 22일 방송만 봐도 김영철이 왜 시청자들에게 기대 이상의 지지를 받는지를 알 수 있다. 그는 이날 제식 교육 중 정겨운에게 도움을 주고자 설명을 하다가 “오버하지 않습니다”라는 지적을 받았다. 또한 기준을 외치는 과정에서 과한 동작으로 인해 소대장으로부터 혼이 났다.
분명히 웃기려고 한 행동은 아닌데 익숙해진 잔소리와 참견, 그리고 과도한 몸놀림이 눈에 띈 것. 그렇다고 군대 체험을 진지하지 않게 임한 것도 아니다. 조교의 눈치를 보고, 행여나 분대장인 임원희가 혼이 날까 걱정하며 동기들을 독려하는 모습은 그가 얼마나 긴장을 하고 열심히 임하려고 하는지를 알 수 있다.
또한 장기 자랑 시간에 누구나 예상했던 하춘화의 성대모사를 했지만 심각한 상황에서도 20여년간 활용했던 개인기를 하는 김영철의 모습에서 웃음이 터졌다. 장기자랑도 진지하게 만드는 군대는 김영철의 ‘질리도록 본’ 개인기가 빵빵 터지는 마법이 발휘됐다. 김영철은 장기자랑 뿐만 아니라 생활관에서는 동기들을 편안한 분위기로 이끌고 유쾌한 농담으로 하루의 피로를 씻게 만들고 있다. 훈련을 받을 때는 다물어지지 않는 입을 억지로 닫으면서 진지하게 임하고 웃음이 필요한 순간에는 분위기를 재밌게 만드는 비타민 같은 역할을 하는 것. 무엇보다도 시즌 2 두 번째 방송에서 구강구조상 다물어지지 않는 입으로 인해 “이빨 보이지 않습니다”라는 지적을 받은 후 웃지 않으려고 애를 쓴 김영철의 미묘한 표정 변화는 ‘진짜 사나이’ 시즌 2의 잊히지 않는 명장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철은 개그맨으로서 보여줄 게 많지 않은 관찰 예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가 있어 ‘진짜 사나이’가 더 즐거움이 가득하다는 호평이 쏟아지는 것도 무리한 과찬은 아니다. ‘무한도전’에서 ‘힘을 내요 슈퍼파월’이라는 유행어를 만들고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질린다는 네티즌의 혹평에도 꿋꿋하게 인터넷 방송을 이어가며 재미를 선사한 그가 앞으로 예능계에서 또 어떤 카드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지 자꾸만 기대를 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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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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