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사정 쌀롱’이 5개월여의 방송을 마무리하고 퇴장했다. 그러나 그 이별이 갑작스러워 시청자들도 출연진도 크게 아쉬워하고 있고 이는 제작진도 마찬가지일 것. 마지막 방송 내내 MC들은 마지막이라는 사실에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JTBC ‘속사정 쌀롱’은 지난 22일 21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마지막 방송은 시청률 1.087%(닐슨 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지만 그간 시청률은 평균 1%대 중반에서 후반을 나타내며 순항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종영이 결정됐다.
이에 ‘속사정 쌀롱’ 폐지반대 운동이 일었다. 프로그램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 폐지를 반대하는 목소리로 가득했다. 네티즌들은 “잘 보고 있었는데 왜 종영하냐”, “갑자기 폐지하니 화가 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JTBC 측은 이에 대한 재고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JTBC 측 관계자는 OSEN에 “봄 개편을 맞아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위한 결정이다”고 밝혔지만 ‘속사정 쌀롱’은 시청률면에서 폭발적인 수치를 보이지 않았더라도 무난한 수치였고 화제성도 높았다. 시청자나 ‘속사정 쌀롱’ 폐지 관련 기사에서 ‘갑작스럽다’라는 표현이 나오는 계속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속사정 쌀롱’은 실험, 데이터 등을 통해 사람들의 심리를 알아보는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시각에서 인간의 심리를 들여다보며 신선함을 선사했다. 그간 이와 비슷한 예능은 있었지만 ‘수박 겉핥기’식의 내용으로 깊이 있는 얘기를 다루지 못했다. 그러나 ‘속사정 쌀롱’은 주제에 관련한 실험들을 진행, 보다 실질적인 접근을 하면서 심리를 분석했다.
여기에 심리에 대한 진중권과 허지웅의 이론적 설명과 MC들의 실제 경험들이 더해지면서 방송이 탄탄해졌다. 시간이 지난 후 실험이 없어지고 신변잡기식의 얘기가 진행된 것이 아쉽긴 했지만 MC들의 기가 막힌 입담이 ‘속사정 쌀롱’의 재미 포인트였다.
특히 프로그램이 인간의 심리를 담은 방송인만큼 MC들은 자신의 심리상태, 성격을 파악하고 이를 방송에 적용하는 것도 재미를 선사했다. ‘속사정 쌀롱’에서 자격지심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장동민이 진중권이 연구결과를 소개하고 이론적인 설명을 할 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등의 장면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프로그램 특성상 게스트들이 “이런 얘기까지 할 줄 몰랐다”는 반응을 보일 만큼 인간의 심리 깊숙한 곳을 건드리는 것도 프로그램의 매력이었다.
결론적으로 ‘속사정 쌀롱’이 이대로 끝나기에는 아깝다는 말이다. 고(故) 신해철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우여곡절의 시간을 보냈지만 프로그램 자체로 매력이 있었고 시청률도 최악의 수치는 아니었기 때문에 좀 더 보강해서 시즌2로 돌아왔으면 하는 것이 시청자들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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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제공, JTBC ‘속사정 쌀롱’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