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초반 러시냐, 거센 롱런이냐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5.03.24 10: 28

개봉 전날 예매점유율이 40%에 육박하고 있는 영화 '스물'이 초반 반짝 러시에 그칠 것인지, 장기적인 흥행에 성공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사회와 각종 프로모션 등을 통해 오랜만에 국내 젊은 층이 열광할만한 영화로 '제대로' 포지셔닝에 성공한 이 영화는 24일 오전 현재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실시간 예매점유율 39.1%를 기록 중. 개봉 2주전부터 20~30%를 찍는 등 이 영화의 개봉을 두 손 모아 기다리는 관객이 꽤 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개봉 첫주 돌풍은 너무나 당연한 현상일터. 미국에선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국내서는 미지근한 '다이버전트' 시리즈 2탄 '인서전트' 외에는 별다른 경쟁작도 없어 더욱 그렇다.

# 신예 감독, 20대 청춘배우의 돌풍
'스물'은 실로 오랜만에 나타난 통통 튀는 영화다. 지난해 '명량'과 '국제시장' 등 무거운 영화들이 흥행 선두에 서고, 올해 개봉작들이 대부분 시대극, 사극, 스릴러 등이었다는 점에서 '젊은' 기운을 느끼고 싶은 관객들이 찾을만한 작품이 거의 없었던 상태. '킹스맨'에 쏠린 이상 열기도 관객들이 젊고 가벼운 입맛에 얼마나 굶주렸는지 반증하기도 한다.
신예 감독의 작품이지만 '잘 빠졌다'는 평가도 주를 이룬다. 앞서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 '숨바꼭질' 허정 감독, '늑대소년'의 조성희 감독,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 등 신인 감독들이 흥행에 성공한 사례도 꽤 많은 편.
이병헌 감독 특유의 '병맛 코미디'에 김우빈, 강하늘, 이준호 등 배우들의 맘껏 망가지는 연기가 진부하지 않게, 쓸데 없이 교훈적이지 않게 매우 쿨하게 어우러졌다는 반응이다. 이병헌 감독은 '과속스캔들', '써니' 등의 각색가로 활약하며 코미디에 두각을 나타낸 바있다. 더구나 이 영화가 내세우는 가장 큰 가치가 '공감'이라는 점에서 SNS 상의 다양한 입소문도 노릴만한 대목. 이병헌 감독은 "같이 공감하고 수다 떨 수 있는 친구 같은 영화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 초반 러시에 그칠까
'킹스맨'이 500만을 돌파하며 B급 정서가 꽤 통한다고 볼 수 있지만, 여전히 '병맛 코미디'는 취향을 심하게 타는 위험요소일 수 있다. 30~40대가 자신의 20대를 돌아보며 재밌게 볼 수 있는 지점을 만들어낸다면 성공적이겠지만, 이에 실패할 경우 20대 관객들의 공감만으론 장기 흥행엔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영화에서 난무하는 '섹드립'도 일부 관객에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 각 에피소드와 대사는 너무나 웃기지만, 전체적인 내러티브가 약해 기존 영화 문법에 익숙한 관객에겐 허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따라서 관건은 웃음 자체의 강도가 얼마나 세게 터지느냐인데, 이는 개봉 첫주 상영관의 분위기를 봐야 할 전망이다. 시사회에서 터지는 웃음과 돈을 내고 보는 영화로 터지는 웃음은 다를 수도 있기 때문.
그래도 대진운은 정말 좋은 편. '킹스맨', '위플래쉬' 등 외화의 돌풍이 한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등장한 한국 영화 기대작이며, 개봉 후에도 4월말 '어벤져스2' 외에는 딱히 위협적인 경쟁작은 없는 상태다. '스물'이 대진운과 초반 호평에 탄력받아 장기 흥행에까지 성공, 젊은 취향의 코미디 작품도 잘될 수 있다는 전례를 쓸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리게 됐다.
rinny@osen.co.kr
'스물'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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