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에 앞서 받아보는 김준수의 콘서트 세트리스트는 늘 새롭고 신선하다. 새 앨범에 수록된 신곡들이 리스트에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것. 개최하는 투어콘서트마다 새로운 노래를 연습하고 처음 선보이는 퍼포먼스를 준비하는데 드는 에너지와 노력이 상당할 텐데, 언제나 이런 식이다.
기자들은 공연 취재에 앞서 세트리스트를 먼저 받고 리뷰를 준비 한다. 그런데 김준수의 공연 리스트를 받고나면 조금은 당황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처음 선보이는 무대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데다가 이제는 고정 코너로 자리 잡은 ‘지니타임’ 란에는 아무 것도 적혀 있지 않다. 오롯이 팬들과 만들어 가는 시간이기 때문. 이에 김준수의 콘서트는 어느 정도 흐름과 분위기가 파악되는 다른 가수들의 공연과는 사뭇 다르다. 그렇기에 좀 더 긴장하고 집중해 봐야하는 공연 중 하나가 됐다.
관객들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처음 보는 무대들이 눈앞에 펼쳐지니,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것. 상당수의 가수들이 자신의 히트곡 메들리에 신곡 몇 곡을 추가해 리스트를 꾸리거나, 시즌에 맞춰 스페셜한 이벤트를 더해 콘서트를 만들어나가기 때문에 똑같은 무대를 여러 번 보게 되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 같은 점에서 김준수의 콘서트는 강점을 가진다.
새롭고 다채로운 공연을 만들기 위해 김준수는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다. 그는 지난 21일 태국 방콕에 위치한 썬더돔에서 ‘2015 시아 써드 아시아 투어 콘서트인 방콕-플라워(2015 XIA 3rd ASIA TOUR CONCERT IN BANGKOK -FLOWER)’를 개최하고 현지 팬들과 만났다. 이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 투어를 이어오고 있는 소감과 공연을 앞둔 소감 등 그간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김준수는 ‘새로움’과 ‘다양함’을 강조했다. 지난 3일 발매한 세 번째 솔로앨범 ‘플라워(Flower)’에도 10곡이 넘는 신곡이 담겼다. 장르와 음악적 스타일이 다양함은 물론이다. 이는 모두 공연을 위한 것. 그는 “공연에 포커스 맞춰 앨범을 준비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방송에 노출이 안 된다고 해서 싱글로 한 두곡 정도를 내고 1년 만에 하는 콘서트로 똑같이 꾸민다는 것은 비겁하다고 생각한다. 티켓을 구매하고 내 공연을 보러 오시는 분들에게는 배신일 것이다. 그런 식의 공연이라면 아예 안 할 거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실 방송 출연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김준수의 공연의 질을 높인데 기여하기도 했다. 방송 대신 앨범과 콘서트에 더욱 집중하고, 에너지를 쏟게 됐다. 그렇게 퀄리티 높은 무대들이 연출되면서 김준수 콘서트만의 색깔을 가지게 된 것. 그는 “동등한 조건에서 노래를 선보이고 평가 받을 수 없다는데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면서도 “그만큼 공연에 더 힘을 쏟을 수 있고, 그렇게 지금까지 공연을 기획해오면서 기존 가수들과는 차별화되는 노하우나 경험을 터득한 거 같다”고 밝혔다.
방송을 통해 보여줄 수 없기에 콘서트 무대를 통해 모든 곡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콘서트에도 3집 앨범의 타이틀곡 ‘꽃’을 비롯해 총 10곡이 새롭게 무대에 올랐다. 콘서트마다 새로운 무대를 10곡 이상 선보이는 가수는 김준수가 유일하다.
그래서일까. 김준수의 콘서트 티켓은 오픈과 동시에 매진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마찬가지다. 방송에 출연하지 못한지 6년이 지난 시점에도 팬들은 변함없이 그의 공연을 찾는다.
이 같은 과정은 김준수를 아시아 정상급 뮤지션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누구도 쉽게 이견을 제시할 수 없을 것이다. 독보적인 음색에 폭발적인 가창력, 충만한 감성에 수준급 퍼포먼스까지 갖춘데다가 수년간의 투어로 다져진 경험, 무엇보다 무대에 대한 애정이 그를 완성형 뮤지션으로 만들었다. 앞으로도 김준수는 앨범 작업과 공연준비에 에너지를 쏟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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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