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제시’ 같다는 말은 욕일까 칭찬일까. 여고생 래퍼 육지담을 향한 다양한 반응이 ‘언프리티 랩스타’를 보는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온라인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던 일진설의 주인공 육지담은 기 센 언니들의 그늘에 가린 대신, 불미스러운 소문을 뒤로 한 채 그의 랩 실력에만 집중하게 하는 효과를 발휘 중이다.
케이블채널 Mnet ‘언프리티 랩스타’는 국내 최초로 국내에서 희귀한 여자 래퍼들의 경쟁을 생생하게 다룬 프로그램. 여자 래퍼들의 랩실력 대결은 물론, 여자 8명이 모였을 때의 미묘한 신경전과 편 가르기 등 다양한 볼거리가 일면 사회의 축소판을 보는 듯해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특히 ‘언프리티 랩스타’는 경쟁 앞에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가식을 제외하는 것을 넘어, ‘리얼리티’를 강조하기 위해 출연자들의 감정선 밑바닥까지 자극적으로 편집해 소비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할 말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여자 래퍼들의 날선 모습은 짜릿한 긴장감과 매콤한 중독성을 발휘한다.
‘니들이 뭔데 나를 판단을 해’라는 유행어를 남긴 제시를 필두로, 타이미와 졸리브이의 살벌한 디스전, 1등 래퍼 치타와 아이돌 래퍼 지민의 날카로운 신경전 등이 펼쳐지는 ‘언프리티 랩스타’. 이들 모두 꾸밈없는, 혹은 본연의 모습 보다 강하게 포장한 모습으로 비호감과 호감 사이를 줄타기 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모습으로, 대부분 출연자에게 좋은 효과를 주고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영리하게 몸을 사린 육지담은 가장 큰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쇼미더머니3’ 출연 당시 일진설에 휘말리며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그는 이번 ‘언프리티 랩스타’에서는 본인보다 더 세고 강렬한 언니 래퍼들을 만났고, 그 가운데서도 랩실력이든 외모든 가장 눈길을 끄는 제시를 ‘엄마’로 부르며 ‘순한 양’의 모습을 보이는 것. 여기에 더해 디스전에 분노가 폭발한 타이미의 입을 막으며 욕을 하지 말라고 말리는 모습 등, 육지담은 가장 나이 어린 동생으로 언니들을 살뜰하게 챙기는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육지담은 ‘쇼미더머니3’ 출연 당시 당시 학교에서 학생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행동을 했다는 주장을 담은 게시물들이 게재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제작진은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논란이 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중고등학교 담임선생님의 발언을 전달하는 것으로 상황을 마무리 한 바 있다. 육지담이 잠시 방황의 시기를 겪긴 했지만, 문제를 일으킨 적 없이 성실하게 학교를 다닌 학생이었다는 설명. 육지담 또한 일진설과 관련해 속상하다는 반응을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육지담의 일진설은 해명 이후에도 다양한 반응을 몰고 오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게 했다.
현재 육지담은 억울한 폭행설이 따라다닐 정도로 기가 세 보이는 제시의 그늘에서 “육지담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말을 들으며 “착한 제시”, “어린 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실력파 래퍼로 인정받은 제시의 말에는 무게가 있기 때문에, 그의 한마디는 육지담의 무대를 더욱 눈여겨보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육지담 또한 치열한 경쟁 가운데 출연자 사이의 기싸움에 휘말리지 않고 랩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 같은 모습은 제작진으로 인해 반복 편집되며 육지담의 강하고 부정적이었던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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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프리티 랩스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