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론만으로 (포털사이트) 메인 타이틀을 차지하는 방송인, 그게 호동이 형의 힘을 말해주는 것 같다.”(정형돈)
또 다시 호사가들 사이에서 강호동의 위기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20여년간 활동하면서 주춤할 때마다 어김없이 나왔던 실체가 불분명한 이야기다. 강호동이 진행했던 KBS 2TV ‘투명인간’의 폐지가 결정되면서, 혹자는 그의 개그 스타일이 변해야 한다고 하고 혹자는 종합편성채널이나 케이블채널에 출연해야 한다고 주문을 한다. 또 누군가는 그가 위기를 겪고 있다고 단정을 지어버렸다. 그런데 이 같은 위기론은 무의미한 말장난에 불과하다.
어떤 인생사든 상승과 하강 곡선이 있기 마련인데, 이 같은 오르고 내리고 하는 일련의 과정이 위기라고 선을 긋기에는 너무 팍팍한 시선이다. 그렇다고 강호동이 방송에 출연을 하지 못할 정도로 물의를 일으킨 것도 아니니 위기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은 어패가 있다. 이를 아는 것은 강호동 본인은 물론이고, 호흡을 맞추는 주변 인물들일 터다.
강호동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KBS 2TV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 기자간담회에서 위기론에 대해 “능력에 비해 과분한 사랑을 받을 때도 있었다. 과대평가를 받을 때도 있었다”라고 담담히 밝혔다.
이어 그는 “참 혼신의 힘을 다해, 최선을 다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면을 받기도 했다. 방송인으로서 항상 최선을 다하는 것이 도리고, 자세다. 스태프와 치열하게 고민하고, 상의해서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최선의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자신이 밝힐 수 있는 진짜 속내를 털어놨다.
안정환 역시 “운동과 방송 두 분야에서 모두 성공한 사람을 찾기 힘들다”면서 “강호동이 잘 나가서 시기하는 게 아닐까 싶다. 나도 시청자 입장에서 TV를 보면서 강호동을 통해 웃음과 즐거움을 얻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같은 예능인으로서 고충을 겪고 있는 정형돈은 좀 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양상국 혹은 정형돈 위기론이라는 기사는 절대 나오지 않는다”면서 “위기론만으로 메인 타이틀을 차지하는 방송인. 그게 호동이 형의 힘을 말해주는 것 같다”라고 명쾌한 답을 내놨다.
사실 강호동은 누구나 인정하듯 2000년대 들어 최정상을 찍은 톱MC다. 한때 그가 출연했던 프로그램들이 모두 시청률 20%를 넘기며 동시간대 1위는 당연한 성적표였던 적도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그가 현재 최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명확한 것은 강호동이 지금도 어느 예능인이나 부러워하는 프라임 시간대 간판 MC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 다만 그가 소위 말하는 잘나갈 때보다는 조금 떨어져 내려온 것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위기론이라고 선을 긋기에는 호들갑스러운 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대다수의 네티즌도 같은 반응이다. 잊을 만 하면 수면 위로 올라오는 강호동의 위기론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에게 위기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몇몇에게 ‘정상에서 몇 걸음 내려왔을 뿐인데 호들갑’이라고 단정하며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묵묵히 지켜보는 모양새다. 예능인은 빠르게 변화하는 예능 흐름상 어쩔 수 없이 부침을 겪는다. 강호동도 누구나 그러하듯 그런 길을 걸으며 언제나 친근하게 대중을 만나고 있다. 그리고 그런 강호동을 보며 하루의 피로를 씻는 시청자가 여전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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